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4회 국제해양력 심포지엄’ 참석자들이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의 기조연설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는 3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역학관계가 바뀌고 있고, 이것이 앞으로 수십년 간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이 더욱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이날 해군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한국해로연구회 공동주최로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해양력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이렇게 말하고, "한미동맹은 전문성이 있고 매우 구체적인 성공사례도 갖고 있는 만큼, 그 과정에서 더욱 유리한 입지에 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4년 10월부터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까지 주한 미국대사를 지냈다.
그는 아태지역의 변화를 일으키는 주요 행위자로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를 거론하며 “이들 국가가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로 접근한다면 이 지역에 더욱 강력한 동맹과 파트너십이 구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 지역을 재편하게 될 5가지 힘의 요소로 △외교정책 △역학관계 △4차 산업혁명 △경제력 △인구 등을 꼽고,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한미 양국은 연구개발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전문가와 상업기술, 혁신센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퍼트 대사는 북-미 비핵화 대화 재개나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선언 이후 미국이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시하면서 제기된 문제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리퍼트 대사는 연설 끄트머리에서 “북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평양이 위협적이지 않다거나 미국이 평양을 무시한다는 잘못된 인상을 주고 싶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로 14번째를 맞는 이번 ‘국제해양력 심포지엄’의 주제는 ‘아태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해양안보 증진 협력 방안’이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중국, 인도, 독일, 일본, 노르웨이 등 8개국 안보전문가와 해양학자, 18개국 장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은 개회사에서 아태지역 국가들이 해양주권과 권익을 위해 경쟁하고 있는 현실을 거론하며 “경쟁보다는 협력을, 갈등보다는 신뢰를 추구하면서 서로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최선의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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