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충북 영동군 소이면 들녘에서 육군 37사단 장병들이 태풍으로 쓰러진 벼를 세우고 있다. 육군 제공
“집에서 직접 만든 모둠전을 아들에게 먹이고 싶어요.” “꾀부리지 않고 열심히 복무한 남자친구에게 한우를 구워주고 싶어요.”
한가위를 맞아 군에 있는 아들이나 딸에게, 혹은 친구에게 가장 주고 싶은 선물은 무엇일까. 국방홍보원이 발행하는 <국방일보>가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국군소통서비스 ‘더 캠프’와 함께 장병들의 부모(824명)와 친구(176명) 등 모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해보니, ‘명절 음식’을 꼽은 이들이 153명(15.3%)으로 가장 많았다. ‘건강보조식품을 선물하고 싶다’는 응답이 149명(14.9%)으로 뒤를 이었다.
명절 음식을 꼽은 이들 가운데는 역시 부모가 제일 많았다. 부모 응답자 가운데 가장 많은 145명의 지지를 받았다. 맛있는 음식을 보면 자식을 먼저 떠올리는 우리네 부모의 마음을 떠올리게 한다. “아들이 입대하기 전 가족과 함께 빚던 송편, 올해는 목이 메어 우리끼리 못먹을 것 같다” “명절에도 음식을 만들고 있을 급양병 아들에게 엄마표 집밥 한상을!” 등의 사연이 줄을 이었다.
3위는 141명(14.1%)의 지지를 받은 ‘면회, 외출, 휴가’가 차지했다. 친구 응답자 가운데 가장 많은 29명이 어떤 선물보다 만남 자체가 가장 큰 선물이 될 것이라며 여기에 손을 들었다. 4위와 5위는 ‘용돈’(105명)과 ‘치킨, 피자 등 간식거리’(92명)가 각각 차지했다. 이어 △사진과 (영상)편지(57명) △책(40명) △상품권(33명) △화장품(30명) △최신 휴대전화(24명)가 10위 안에 들었다.
“군생활 무사히 마치고 나와 세상을 품으라는 의미에서 세계지도를 선물하고 싶다”는 식의 눈길을 끄는 응답도 꽤 나왔다. 한 부모 응답자는 “일기장요. 나라의 부름을 받아 복무했던 뜻깊고 소중한 순간순간을 기록으로 남겨서, 사회에 나와서도 삶의 자양분으로 삼았으면 해요“라고 답했다. 한 여자친구는 “한가위 지나면 곧 겨울, 혹한기 훈련에 대비해 방한용품과 보습크림을 선물할래요”라고 답했다. “휴가 나와 엄마, 아빠와 등산하는 정찰병 아들에게 등산화를” “패션감각 뛰어난 남친을 위해 최신 유행 의류를” “아빠가 쑥쓰러워 평소 하지 못했던 말 ‘사랑한다 아들!” “외할머니의 응원 동영상을” 등의 답변도 눈길을 끌었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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