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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미 실무협상 과정에서 비핵화 명확한 정의 중요”

등록 2019-09-16 17:36수정 2019-09-17 15:29

댄 스미스 SIPRI 소장 기자간담회

북 비핵화 진정성? “일단 예스” 답변
“비건-최선희 9월 만남은 긍정적
필요하면 우리 연구소도 도움 제공
볼턴 경질로 큰 장애물 제거” 평가도
댄 스미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소장(오른쪽)이 9월16일 서울 성북구 주한 스웨덴 대사관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노지원 기자
댄 스미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소장(오른쪽)이 9월16일 서울 성북구 주한 스웨덴 대사관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노지원 기자

“북-미 정상 간의 성공적인 만남이 이뤄지려면 ‘기초 작업(ground work)’이 필수적이다. 실무협상을 통해 정상회담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댄 스미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tockholm International Peace Institute) 소장은 16일 서울 성북구 주한 스웨덴 대사관저에서 야콥 할그렌 주한 스웨덴 대사의 사회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9월 말로 예상되는 북-미 실무협상에 대해 “지난해 우리가 본 일련의 발전 과정의 연장선에서 중요한 주줏돌을 놓는 실무협상이 될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연구소는 지난 1월말 스웨덴 외교부와 함께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북핵 협상에 관여하는 남·북·미 실무자들 첫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스미스 소장은 “올해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이 과연 한반도 평화로 가는 길의 일부가 될지, 수많은 노력 가운데 하나로 그칠지는 현재로는 알 수 없지만, 남·북·미 각각 만나 대화를 나눴다는 점에서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큰 시기다”라고 내다봤다. 특히 9월 말로 예상되는 북-미 협상 실무자들의 만남에 대해 “비건 대표와 최 부상이 9월 말에 만나는 건 긍정적”이라며 “고무적인 것은 (대화하려는) 노력이 계속해서 이어져 나가는 것이다. 연구소도 이 상황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 필요하다면 도움을 제공할 의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실무협상이 지난 1월처럼 스웨덴에서 열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이야기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북핵 협상에서 비핵화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비핵화하려는 진정성이 있는지 묻는 기자의 말에 “일단 ’예스’(yes)”라고 긍정하면서도 “우리가 원하는 비핵화, 평화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아직 (북-미 협상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비핵화에 대한 정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특히 스미스 소장은 북-미 대화가 결실을 내기 위해 ‘과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뢰 관계에 따라 톱다운 형식으로 대화가 진전돼 온 사실도 의미가 있지만, 실무자들이 구체적으로 의견을 주고 받으며 협상을 진전시켜 나가야 결실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미가 공동 성명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을 준비했다가 취소했다”며 “(하노이 합의 결렬을 통해) 북-미는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는 구체적인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다시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미 협상에서 논의될 북한에 대한 안전 보장이 남쪽에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 스미스 소장은 “(북-미가 도출할 수도 있는) 평화협정이 남쪽에 주둔하는 미군 군사력에 제한을 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미군은 반드시 북한 때문만이 아니라 중국, 러시아 등 이 지역에서 미국이 가진 안보적 관심사에 따라 주둔하는 것이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다양한 국가가 연루된 것이라 동북아 안보 문제를 어떻게 논의할 지는 주의를 요하는 섬세한 문제다”라고 짚었다.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상응조처로 체제에 대한 안전 보장을 약속한다는 것 자체가 북한의 인권 침해 상황에 미국이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북한과의 평화협상이 북한의 도덕성을 인정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수많은 국가가 서로의 방식에 동의하지 않지만 평화협정이 이뤄진 경우가 있다. 평화협정이 인권문제 해결로 가는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근 대북 강경론자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 북-미 협상에 있어 좋은 징조라고 볼 수 있는 지를 묻는 기자의 말에 스미스 소장은 “하나의 큰 장애물을 제거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신호가 떨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미국에 요구하고 있는 “새로운 계산법”에 대해서는 “레토릭(수사)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북한이 미국의 태도 변화, 접근 방식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는 국제 안보, 핵확산 방지 및 갈등 분쟁 연구를 위한 독립적 국제기구로, 1966년에 설립됐다. 이 분야와 관련된 각종 정보, 분석 자료, 정책 권고 사항을 정책 입안자를 비롯한 연구자, 언론 등에 제공하고 있다. 스미스 소장은 비핵화를 비롯해 기후 변화와 안보 위협, 중동지역 평화와 안보, 글로벌 분쟁 트렌드 등에 초점을 두고 연구 및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연구소 소장을 맡기 전인 2007∼2011년 유엔 평화구축기금 자문기구 위원장 및 위원, 2003~2015년 영국 평화구축 비영리기구인 인터네셔널 얼럿(International Alert) 사무총장, 1993∼2001년 오슬로 국제평화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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