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관련 법률안에 대한 공청회’에서 독고순 한국국방연구원 부원장(맨 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국방위원회가 19일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관련 법률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어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이들을 위한 대체복무제 입법 논의를 시작한 가운데, 시민사회단체가 대체복무 기간을 국제기준에 맞춰 현역의 1.5배 이내로 설계할 것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공청회에 맞춰 발표한 의견서를 통해 ‘36개월 교정시설 합숙근무’라는 정부안대로 대체복무제를 입법할 경우,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긴 대체복무제를 시행한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가 지난 4월 국회에 대체복무제 법안을 제출했음에도 국회가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지 않아 정부안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국회가 ‘합헌적이고 합리적인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를 위해 현재 정부안에서 국방부 장관 소속으로 규정한 대체복무 심사위원회를 국무총리실 산하로 옮기고, 심사위원 29명 가운데 9명을 국방부 장관이 지명하도록 한 것을 보건복지부 장관 또는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등이 지명하는 것으로 바꿔 심사위원회의 독립성을 보장할 것을 제안했다. 또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영역을 교정 분야 외에도 사회복지나 안전관리 등 공익 분야로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정부안이 현역복무자의 대체복무 신청을 금지한 것은 헌법상 보장된 ‘양심의 자유’ 실현을 특정 시기로 제한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국회에 계류 중인 정부안 등 10건 안팎의 대체복무제 법안을 놓고 토론이 진행됐다. 정부는 대체복무 기간을 2021년 말까지 18개월로 줄어드는 육군 병사의 2배인 36개월로 하되, 제도가 정착하면 1년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했으나, 야당에서는 40개월안과 60개월안까지 제출해놓은 상태다. 국방부는 공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정부안대로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면 올해부터 2024년까지 시설개선비 608억7천만원 등 모두 1240억9천만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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