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35A 전투기가 한국으로 인도되기 위해 3월28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루크 기지를 이륙해 비행하고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은 우리의 군사장비를 구매하는 큰 고객”이라고 밝혀, 한국의 미국산 무기 구입이 어느 정도인지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난 10년 간 한국의 미국산 무기 구입 현황과 향후 3년 간 도입 계획을 설명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한국은 미국의 세번째 무기 수입국이다. 국방기술품질원이 지난 1월 펴낸 ‘세계 방산시장 연감’을 보면, 한국은 지난 10년 간(2008~2017년) 67억3100만달러(7조6천억여원)어치의 미국산 무기를 구매해 사우디아라비아(106억3900만달러)와 오스트레일리아(72억7900만달러)의 뒤를 이었다. 미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동맹으로 꼽는 일본(37억5200만달러)은 7위에 그쳤다. 이는 한국에 들어온 완성품 기준이어서 방위사업청이 문을 연 2006년 이후 지금까지 계약한 것까지 합치면 4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우리 국방예산 46조원에 버금간다.
여기에는 F-35A 스텔스 전투기 도입 등 수조원대에 이르는 대형 무기사업들이 포함돼 있다. 한국은 사업비 7조4천억원을 들여 F-35A 스텔스 전투기 40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1호기가 들어왔고, 연말까지 모두 13대가 인도될 전망이다. 8800억원을 들여 고고도 무인정찰기(HUAV) 글로벌호크 4대를 도입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조9천억원에 이르는 차기 해상초계기 사업으로 포세이돈(P-8A) 6대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향후 3년 간 미국산 무기 구매 계획에는 오는 2022년께로 예상되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한국군의 핵심능력 구비 차원에서 추진되는 대형 무기사업이 들어 있다. 국방부는 지난 1월 발표한 '2019∼2023년 국방중기계획’에서 '합동이동표적감시통제기’(지상감시정찰기)를 구매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군에서는 이 정찰기로 조인트 스타즈(J-STRAS)를 거론하고 있다. 해상작전헬기 시호크(MH-60R), 전자전기 그라울러(EA-18G), 공중통제기 피스아이(E-737) 등도 구매 검토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강문 선임기자
m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