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11일 오후 제주 서귀포 인근 해상에서 열린 국제 관함식에 참석한 함정들이 해상 사열을 받고 있다 . 청와대 사진기자단
한국 해군이 다음달 열리는 일본 해상자위대 관함식에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정식 결정됐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아직까지 일본의 초청장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주최국인 일본이 초청하지 않았으니 참가 여부를 검토할 이유도 없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 해군이 지난해 12월 해상자위대 초계기에 화기관제 레이더를 겨냥한 것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재발방지책도 제시하지 않아 일본 정부가 한국군을 관함식에 참가시키지 않기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해상자위대는 3~4년마다 우방국의 함정을 초대하는 관함식을 연다. 올해 관함식은 다음달 14일 가나가와현 사가미만에서 열린다. 이번 관함식에는 미국과 영국 외에 중국도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의 태도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한-일 갈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지난해 10월 한국 해군이 개최한 제주 국제관함식에 구축함 파견을 계획했다가, 한국이 욱일기를 게양하지 말 것을 요구하자 불참한 바 있다. 이후 한국 해군 구축함과 해상자위대 초계기의 레이더-위협비행 갈등이 불거지면서 한-일 군사교류가 중단되는 등 한파에 휩싸였다. 최근에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일본의 수출 규제와 화이트 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가) 배제,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이어지면서 한-일 갈등이 고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문자 공지를 통해 “일본 해상자위대 관함식과 관련해 우리 군은 일본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은 바 없다”며 “관함식 참석 대상은 주최 측인 일본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주최국인 일본에서 초청장을 보내오면 군은 참가 여부를 검토한 뒤 결과를 통보하게 돼 있다”며 “일본의 초청장을 아직 받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까지 결정된 바도 없다”고 설명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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