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26일,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베트남 북한대사관 방문 당시 김 위원장을 수행하는 김명길 전 대사(뒤쪽)의 모습. 연합뉴스
5일 열릴 북-미 실무협상에서 북쪽 입장을 대변할 김명길 수석대표는 지난 2월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문을 내지 못하고 끝내 결렬되는 과정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곁에서 지켜본 인물이다.
김명길 대표는 하노이 회담이 열리던 지난 2월 베트남 주재 북한 대사로서 김 위원장이 하노이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회담 결렬의 고배를 마시고 평양으로 돌아가는 순간까지 가까운 거리에서 최고지도자를 보좌했다. 지난 4월, 4년 동안(2015∼2019년) 베트남 대사로서의 임무를 마치고 평양으로 복귀했다. 이후 하노이 회담 당시 대미 특별대표를 맡은 김혁철의 후임으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실무협상에서 본격적으로 만나게 된다. 그는 지난달 20일 본인 이름으로 담화를 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로운 방법(a new method)” 발언을 지적하고 미국의 ‘새로운 계산법’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면서 “결과에 대해 낙관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김명길 대표는 1980년대 말부터 북한 외교관으로서 북핵 협상에 깊이 관여한 ‘미국통’이다. 2006∼2009년 북-미 간 대화, 협상이 많던 시절 미 국무부와 북한 당국을 잇는 ‘뉴욕채널’을 담당하는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를 지냈다. 2007년 당시 차석대사로서 크리스토퍼 힐 당시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를 상대로 ‘방코델타아시아(BDA) 대북 송금 문제’를 해결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6자회담을 비롯해 북-미 대화, 협상이 여러차례 이뤄진 클린턴, 부시 행정부 당시 협상에 실무자로서 참여한 경험도 많다. 2000년 10월에는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로서 방미했을 때 대표단에 포함됐다. 외무성 미주국 부국장, 군축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등을 지내는 등 경력의 대부분이 미국 관련 업무다. 북-미 현안을 담당해오고 있는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제1부상과도 예전부터 여러차례 호흡을 맞췄던 경험이 새 실무협상 대표 인선에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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