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북극성 계열로 추정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해상에서 발사한 건 2016년 8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북한은 신포급(2000t) 잠수함에서 북극성-1을 쏘아올렸다. 이어 2017년 2월과 5월에는 지상형으로 개조한 북극성-2를 시험발사했다. 두 미사일 모두 고도 500~600㎞에서 500㎞ 정도 날아간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은 이보다 고도가 적어도 300㎞ 이상 높은데도 비행거리는 비슷하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이번 미사일이 정상 각도로 발사됐다면 1500~2000㎞ 정도 날아갔을 것”이라며 “이번에 발사한 것은 북극성-1을 개량한 북극성-3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극성-3은 2017년 8월 김정은 당시 노동당 위원장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방문했을 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3’과 함께 도면으로 살짝 공개된 적이 있다. 당시 벽에 붙은 도면에 ‘수중전략탄도탄 <북극성-3>’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어, 북한이 북극성-1의 개량형을 개발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번에 발사한 것이 북극성-3이라면 북한의 개발이 성공 단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북극성-3은 앞선 모델과 비슷하게 고체연료에 기반한 2단 분리형으로 추정된다. 미사일 발사 직후 일본이 처음에 “2발을 탐지했다”고 밝힌 점도 공중에서 단이 분리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미사일을 고압으로 수면으로 밀어올린 뒤 점화해 발사하는 이른바 ‘콜드 론치’ 방식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미사일이 실제로 잠수함에서 발사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일각에선 이 미사일이 지난 7월 김 위원장이 시찰한 북한의 신형(3000t) 잠수함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해상 바지선이나 수중발사대에서 사출시험을 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사출시험은 잠수함에서 실제로 미사일을 시험발사하기 전에 미사일이 적절한 속도와 각도로 사출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시된다. 미국 정부는 이 미사일이 수중발사대에서 쏘아 올려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시엔엔>(CNN) 방송이 보도했다. 미 정부 당국자는 이 미사일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로 설계됐지만, 이날은 잠수함으로부터 발사되지 않은 것으로 미 정부가 평가했다고 전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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