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금까지 발사한 북극성 계열 미사일. 왼쪽부터 2016년 8월 시험발사한 북극성-1형, 2017년 2월 지상발사용으로 개조해 발사한 북극성-2형, 3일 공개한 북극성-3형. 1형과 2형은 머리 모양이 뾰족하지만, 3형은 구형에 가깝게 둥글다. 연합뉴스
북한이 3일 사진으로 공개한 ‘북극성-3형’은 앞서 발사했던 1형과 2형에 비해 겉모습부터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우선 머리 모양이 구형에 가깝게 둥그렇게 변했고, 1형의 꼬리 부분에 있던 ‘격자형 날개’가 사라졌다. 점화됐을 때 뿜어내는 화염의 크기도 커졌다. 탄두 탑재능력의 증강, 비행안정성 향상, 사거리의 확대를 뜻한다고 군사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머리가 뭉툭하면 그만큼 내부 공간이 넓어져 안에 소형 탄두를 탑재하기 쉬워진다. 대기권에 진입하거나 하강할 때에는 마찰열을 분산시켜 탄두를 보호한다. 이 때문에 북극성-3형이 다탄두 미사일로 개발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극성-3형의 머리 모양이 중국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쥐랑-2’와 비슷한데, 쥐랑-2가 다탄두 미사일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3일 공개한 ‘북극성-3형’ 발사 장면. 화염을 강하게 내뿜고 있다. 불기둥 사이로 하단 보호 덮개가 분리되는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꼬리 부분의 격자형 날개가 사라진 건 상당한 수준의 비행안정성을 확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격자형 날개는 미사일이 상승할 때 발생하는 엔진의 진동과 비행할 때 발생하는 동체의 진동을 줄이기 위해 장착한다. 비행안정성을 높여주지만 공기 저항으로 인한 추력 저하를 감수해야 한다. 북극성-3형은 북한이 이런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소했음을 뜻한다.
북한이 2일 발사한 북극성-3형 미사일에 부착된 것으로 보이는 카메라가 찍은 모습. 발사 고도와 타격 범위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북극성-3형은 수중에서 수면 위로 치솟은 뒤 점화됐다. 미사일을 고압으로 밀어올린 뒤 점화하는 이른바 ‘콜드 론치’ 방식이다. 출력이 강화된 듯 화염의 분사 직경이 이전 것들보다 크게 보인다. 그만큼 고도와 사거리가 늘어났다는 얘기다. 북한이 북극성-3형에 장착한 것으로 보이는 카메라에서 지구를 찍은 모습을 공개한 것도 발사 고도와 타격 범위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극성-3형의 전체적인 크기는 공개된 사진만으로는 확인하기 힘들다. 길이 9m, 지름 1.4~1.5m인 북극성 1형과 2형보다 커 보인다는 관측도 있으나, 잠수함이라는 협소한 공간의 특성과 기존 발사관을 공유해야 할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길이나 지름을 키우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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