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리딩외에 있는 콘퍼런스 시설 '빌라 엘비크 스트란드' (Villa Elfvik Strand) 내부에 소형 성조기, 인공기, 스웨덴 국기가 놓여있다. 한 스웨덴 매체는 북미가 4일(현지시간) 예비접촉에 이어 5일 실무협상을 이곳에서 한다고 보도했다. 스톡홀름/연합뉴스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북-미 실무협상을 앞둔 4일(현지시각) 오전 북-미가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에 있는 한 회의장에서 만나 ‘예비접촉’을 했다. 이날 만남에서는 5일부터 본격적으로 열릴 실무협상의 일정 등 행정적인 문제에 대한 협의만 이뤄졌다고 전해졌다.
4일 오전 열린 예비접촉에는 예상대로 차석대표급인 권정근 전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과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대북특사가 참석했다고 전해진다. 실제 이날 오전 권정근 국장을 비롯해 김광학·정남혁 외무성 미국연구소 연구사 등이 주스웨덴 북한 대사관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예비접촉은 스웨덴 정부가 마련해준 것으로 추정되는 스톡홀름 외곽의 ‘빌라 엘비크’(Villa Elfvik)라는 장소에서 진행됐다. 이 회의장은 주스웨덴 북한 대사관에서 6∼7㎞(10분 소요), 미국 대사관에서 12∼13㎞(17분 소요) 거리에 있다.
본격적인 실무협상을 앞두고 이뤄진 예비접촉이었던만큼 이날 협의에서는 북-미 양쪽 수석대표가 참석하는 실무협상 본 회담의 일정과 행정적인 사안에 대해서면 협의가 이뤄졌다. 양쪽 대표단은 오전 중에 예비접촉을 마무리하고 헤어졌다고 알려졌다. 예비접촉은 우호적이고 생산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고 전해진다.
5일 열리는 실무협상에는 북쪽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직접 만나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한다. 5일부터 시작되는 실무협상 역시 예비접촉이 열린 곳과 같은 장소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실무협상이 예정대로 5일에 마무리될지, 아니면 협상 일정이 하루나 이틀 이상 연장될 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다만, 예비접촉이 마무리된 현재 시점에서는 연장 계획이 없다고 알려졌다.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리딩외에 있는 콘퍼런스 시설 '빌라 엘비크 스트란드' (Villa Elfvik Strand) 전경. 스톡홀름/연합뉴스
실무협상에서 북-미가 3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 등을 논의할 지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이번 협상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처라는 주제에 양쪽 모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비핵화의 정의와 그 최종 단계(엔드 스테이트·end state)가 무엇인지에 대한 포괄적 합의가 필요하고 북-미가 합의 내용을 동시·병행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기본 입장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다만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에서 합의가 진전될 가능성이 보인다면 유연한 입장을 취하며 미국이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상응조치가 담긴 ‘패키지’를 제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미국이 북한과 비핵화 정의, 최종 단계에 대해 포괄적 합의를 이루고 실제 북한이 의미있는 조치를 할 경우 다양한 방식으로 상응조처를 약속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명길 대사는 3일(현지시각) 스톡홀름행 비행기를 타기 전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서 취재진한테 “조-미(북-미) 실무협상을 하러 간다. 미국 쪽에서 새로운 신호가 있어 큰 기대와 낙관을 가지고 가고, 결과에 대해서도 낙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 6월30일 판문점 회동 이후 실무협상이 열리기까지 세 달동안 북-미가 뉴욕채널 등 다양한 채널과 방식으로 의견을 교환했고, 이 과정에서 북한이 미국 쪽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읽은 것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