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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합참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하면 재사용 가능”

등록 2019-10-08 14:44수정 2019-10-08 17:51

“복구에 최소 수주에서 수개월”…“움직임은 없어”
“일본 전투기가 독도 영공 침범하면 단호한 대응”
러시아와 ‘비행정보 교환 직통전화’ 양해각서 추진
전작권 전환 등 논의 한-미군사위원회 서울서 개최
박한기 합참의장이 8일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한기 합참의장이 8일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해 5월 폐기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은 일부 보완작업을 거치면 재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박한기 합참의장이 8일 밝혔다. 북한은 당시 1차 핵실험 이후 폐기된 1번 갱도를 제외하고 2, 3, 4번 갱도를 폭파 방식으로 폐기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이 현재 풍계리 핵실험장을 복구하는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합참 관계자는 전했다

박 의장은 이날 합동참모본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재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의 질문에 “1번과 2번 갱도는 (살리기) 어렵지만 3번과 4번 갱도는 상황에 따라 보완해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재사용하려면 복구작업에) 최소한 수주에서 수개월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합참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복구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또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이 3단형이냐’는 질문에 “2단으로 보고 있다“며 “일부에서 탄 분리를 놓고 3단이라고 하는데 이를 단 분리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단 분리가 한 번만 일어났고, 마지막에 탄두가 날아가는 단계는 단 분리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박 의장은 “고체 연료를 사용하면서 추력이 그만큼 상승했고, 고체 연료 추진제도 개량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고 덧붙였다.

박 의장은 ‘만약 일본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국제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일본은 지금까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할 때마다 사전통보해왔고, 지금까지 독도 영공을 침입한 적도 없었다며 만약 영공 침범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다분히 의도성을 갖는 상황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장은 지난 7월23일 러시아 군용기 A-50 1대가 독도 인근 영공을 두 차례 침범했을 당시 경고사격 다음 조처까지 고려했느냐는 질문에 “사전에 고려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러시아 군용기가 조기경보통제기였다는 점, 한국에 위해행위를 하겠다는 의사 표현이 전혀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해 “경고사격 다음 단계인 강제착륙 및 격추사격은 과도한 행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영공 침범에 대한 군의 대응 수칙은 크게 경고통신→차단비행→경고사격→강제착륙 및 격추사격 등의 4단계로 구분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앞서 업무 보고를 통해 한국과 러시아 공군이 ‘비행정보 교환용 직통전화’를 설치하기 위한 양해각서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나라 공군 간 직통전화 설치는 지난 2004년부터 협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지난해 11월 양해각서 문안 협의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은 “양해각서 체결 시기 및 형식에 대해서는 추가 협의할 것”이라며 오는 22일 한-러 합동군사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합참은 한국과 중국 공군의 직통전화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합참은 “현재 한-중 간에는 우리 1중앙방공통제소(MCRC)와 중국 북부전구를 잇는 직통전화가 설치·운용되고 있다“며 “2중앙방공통제소와 중국 동부전구 간 직통전화를 추가로 설치하는 것을 중국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은 지난 4월 제6차 한-중 방공실무협의에서 직통전화 추가 설치를 중국 쪽에 제안했으며, 중국은 이에 공감을 표시하고 상부 보고(중앙군사위원회) 및 승인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 무단진입은 최근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중국이 25차례, 러시아가 13차례 한국방공식별구역에 무단진입했다. 특히 지난 7월 3일에는 러시아 군용기 A-50 1대가 독도 인근 영공을 두 차례나 침범해 긴급 출격한 우리 공군 전투기가 경고사격을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합참은 이어 한국과 미국의 주요 군사현안을 논의하는 제44차 한-미 군사위원회회의(MCM)가 다음달 11일 서울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지난 1일 취임한 마크 밀리 신임 미 합참의장이 참석한다. 이번 회의의 주요 의제는 최근 안보상황 및 군사대비태세,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군사위원회회의는 대한민국 방위를 위한 전략지시와 작전지침을 연합사령관에게 제공하기 위한 한-미 합참의장급 연례회의체다.

이번 회의에는 지난 8월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에서 실시한 한국군의 전작권 행사를 위한 기본운용능력(IOC) 검증 결과가 보고된다.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전작권 전환 이후 유엔군사령부(유엔사)의 역할 확대나 주한미군 기지 조기 반환 문제 등도 이번 회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유강문 선임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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