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兵)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시범운영 부대인 경기도 가평군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혜산진부대 생활관에서 병사들이 전화 통화와 문자메시지 전송, 인터넷 강의 시청 등 자유롭게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가평/사진공동취재단
육군이 지금 46만4천명에 이르는 군 병력을 2022년까지 36만5천명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급격한 인구 감소에 대응하며 부대 구조를 정예화하겠다는 취지다.
육군은 11일 육·해·공 3군 통합기지인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국방개혁 2.0’ 정책 추진 현황을 보고했다. 육군은 올해 2만명 규모의 병력을 줄였고, 2022년까지 9만9천명을 순차적으로 줄일 계획이다. 군당국은 병력 감축 대상이 되는 부대 2053곳 가운데 602곳(29.3%)의 개편을 끝냈고, 2025년까지 나머지 1451개 부대 개편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군단은 현재 8개에서 2022년까지 6개로, 사단은 38개에서 2025년까지 33개로 줄인다.
육군은 병력 감축으로 전투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응해 군인은 전투 임무 중심으로, 민간 인력은 비전투 임무 중심으로 군 인력 구조를 바꿔나갈 예정이다. 부대를 핵심 군사능력 기반으로 개편해 필수 전력을 제때 전력화하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사단정찰용 무인항공기(UAV), 한국형 기동헬기, 차륜형 장갑차, 대포병탐지레이더-Ⅱ 등 감시정찰, 지휘통제·통신, 기동, 화력·항공, 방호 등으로 구분되는 79개 ‘필수 전력’의 전력화는 현재 52% 정도 진행된 상태라고 육군은 밝혔다.
한편, 육군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한국국방연구원의 ‘병사 휴대전화 시범운용 영향 분석 연구 결과’를 인용해 병사들한테 일과 뒤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한 뒤 외부 또는 간부와 소통은 늘고, 성범죄, 영내 폭행, 군무이탈(탈영) 등 각종 사건은 줄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대로라면 휴대전화 사용이 허용된 뒤 성범죄는 32%, 영내 폭행은 16%, 군무이탈(탈영)은 11%가 줄었다. 외부와 소통은 기존 66%에서 97%로, 간부와 소통은 57%에서 84%로 늘었다. 이른바 부적응 병사로 분류되는 ‘도움병사’와 ‘배려병사’는 각각 9.2%포인트, 0.8%포인트 줄었다.
다만 군당국은 휴대전화 사용이 허용된 뒤 사이버 도박, 보안 위반 등 부작용도 발생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사들의 일과 뒤 휴대전화 사용은 지난해 4월부터 단계적으로 시범운영이 확대됐고 올해 4월1일부터 모든 국군 부대로 확대됐다.
지난 2월부터는 병사들의 평일 일과 뒤 외출 제도가 전면 시행되고 있는데, 2~6월 사용 현황을 보면 외출 목적은 개인용무(50.2%), 단결활동(40.2%), 자기계발(5.5%), 면회(2.1%) 병원진료(2%) 등의 차례로 나타났다. 육군은 이 제도가 시행된 뒤 병사들 14만7천명이 외출을 해 한명에 평균 3만원을 써 모두 44억1천만원 정도를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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