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8일 방영한 기록영화에서 ‘11월의 대사변’이란 제목과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시험발사 장면이 방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공군의 지상감시정찰기 E-8C 조인트 스타즈(J-STARS)가 수도권 상공에서 동해 쪽으로 작전비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지대지 미사일, 이동식 발사차량(TEL), 해안포 및 장사정포, 잠수함 기지 움직임을 정밀감시할 수 있는 이 정찰기가 한반도 상공 및 근해에서 작전비행을 한 것은 지난해 초 이후 처음이다. 북한이 지난 2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발사한 이후 미국의 대북 정찰 활동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3일 군용기 추적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Aircraft Spots)에 따르면, E-8C 1대가 11일 서울 남단 수도권 상공에서 동해 쪽으로 비행했다. 미국은 지난 5일 E-8C 2대를 오키나와에 있는 가데나 미 공군기지에 배치했는데, 이번에 비행한 것은 이 중 1대로 보인다. E-8C는 지난 10일 가데나 기지를 출발했다.
통합 감시 및 목표공격 레이더 시스템을 탑재한 이 정찰기는 고도 9∼12㎞ 상공에서 북한의 병력과 장비 움직임을 정밀감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 44.2m, 길이 46.6m, 높이 12.9m로 순항속도는 마하 0.8이다. 한 번 비행하면 9∼11시간 가량 체공할 수 있고, 항속거리는 9270㎞에 이른다.
이에 앞서 RC-135S 코브라 볼(Cobra Ball) 1대가 지난 8일 가데나 기지를 이륙해 일본 일본 근해를 비행했다. 최첨단 전자광학 장비를 이 정찰기는 원거리에서 탄도미사일의 궤적을 추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로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조선신보>는 12일 향후 북-미 대화는 핵을 가진 양국 간의 안보 불안을 해소하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신보>는 '조선이 과시한 또 하나의 핵전쟁억제력’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이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실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시험발사 성공으로 “또 하나의 핵억제력을 갖게 됐다”며 “오늘의 조-미 대화는 핵으로 상대를 위협하는 조선과 미국이 서로의 안보 불안을 해소하면서 새로운 조-미 관계를 수립하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신보>는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극성-3형 발사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사실을 언급하며 “부주의한 발언이 조-미 실무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우려했을 수 있는데, 이처럼 패권을 일삼아온 미국과 정의를 추구하는 조선의 힘의 균형, 역량 관계는 과거와 다르게 크게 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8월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시찰 때 이미 북극성-3형을 ‘수중전략 탄도탄’으로 지칭하고 개략적 구조도 공개한 적이 있다며 “잠수함 관련 병기 체계에서 조선이 ‘전략’의 호칭을 쓰는 경우 그 과녁엔 조선 근해에 머물지 않고 핵 대결의 상대인 미국의 요충지에 맞춰져 있다”고 주장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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