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 남자축구대표팀이 2017년 12월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경기를 마치고 서로 악수를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치러질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남과 북의 축구 경기는 붉은악마·생중계·현장취재 없이 진행된다. 생중계를 하지 않으면, 경기 진행 상황과 결과도 실시간으로 알 수 없게 되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인터넷·국제전화·남북직통전화 등을 활용해 정보가 전달될 예정이다. 평양 상황실(고려호텔)→서울 상황실(정부서울청사 통일부)→대한축구협회(→언론사)를 거쳐 시민들한테 전해진다.
통일부 당국자는 14일 “대표팀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과 정부서울청사 통일부에 상황실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인터넷과 국제전화, 휴대전화 등 (북쪽과 협의를 거쳐) 보장되는 통신수단에 따라 전달 (속도가) 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대표단이 북쪽과 협의를 해야 해서 아직은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가급적 신속하게 경기 정보를 전하려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컨대 시민들이 경기 장면을 동영상으로 볼 방법은 현재로선 없고, 문자로 정리된 경기 진행 상황과 결과를 방송 특보나 인터넷에서 확인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평양 고려호텔엔 투숙객을 위한 유료 국제전화선이 있어, 북쪽이 남쪽 대표단에 별도의 편의보장 조처를 하지 않더라도 최소한의 경기 정보 공유는 가능하다.
북쪽은 생중계·현장취재·응원단파견 관련 편의보장은 거부했지만, 15일 평양 경기를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라, 다른 나라와 동등하게 대우하겠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에 따라 15일 남과 북의 경기에 앞서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는 이뤄진다. 통일부 당국자는 “국기 게양과 애국가 문제는 북쪽이 (보장하겠다고) 확인해줬다”고 전했다.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14일 오후 7시부터 김일성경기장의 인조잔디 적응을 포함한 공식훈련을 1시간 동안 할 계획이다. 경기는 15일 오후 5시30분 시작된다.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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