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차전 북한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지난 14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공식훈련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북한이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치러지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남북 남자 대표 축구 경기 실황이 담긴 디브이디(DVD) 영상 자료를 16일 한국 대표단에 제공하기로 했다. 시민들이 이르면 17일께 축구경기를 녹화 영상으로나마 볼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15일 기자들을 만나 “(북한이) 경기영상 디브이디를 남쪽 대표단 출발 직전 제공하기로 했다”며 “우리 대표단이 16일 오후 5시20분 평양에서 출발, 베이징을 경유해 17일 새벽 12시45분 인천에 도착한다. (경기가 열린 시점으로부터) 제법 시간이 지났지만 국민들이 직접 (경기) 영상을 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축구 경기 영상은 17일 귀국한 뒤 기술적인 점검을 거쳐 방송될 것으로 보인다.
애초 북한은 이번에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축구 경기에 대한 한국 취재진의 현장 취재 및 생중계와 응원단 파견 등 편의 보장을 거부했다. 일반 시민들이 경기 장면을 실시간으로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경기 실황이 담긴 자료를 한국 대표단에게 전달하기로 하면서 뒤늦게나마 시민들이 경기 전체 상황을 볼 수 있게 됐다.
15일 오후 5시30분부터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번 예선전의 경기 상황은 평양 현지 경기장에 나가 있는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이 경기장에 마련된 기자센터에서 인터넷을 통해 전달할 예정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축구협회 직원 2명이 기자 지위를 확보해 ‘AD(Accreditation) 카드’를 받았다”며 “현장에서 기자 역할을 하면서 경기장 소식을 한국에 전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자 역할을 할 이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전자우편(이메일)을 통해 소식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차전 북한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지난 14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공식훈련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편,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회장이 15일 열리는 이번 남북 축구 경기를 참관할 예정이라고 통일부 당국자가 밝혔다. 인판티노 회장은 전세기를 타고 평양을 방문한다. 피파는 2023년 피파 여자 월드컵의 남북 공동개최를 공식 제안한 바 있다. 한국은 이를 받아들였지만, 아직까지 북쪽에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인판티노 회장이 경기를 참관한 뒤 북쪽 관계자들을 만나 2023년 여자 월드컵 남북 공동개최 등과 관련한 논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