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강원도 평창에서 발굴된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고 김홍조 하사(현 계급 일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이 한국전쟁 전사자의 유해 발굴을 위해 2000년 4월 첫 삽을 뜬 뒤 신원이 확인된 136째 전사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감식단)은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011년 5월6일 강원도 평창군 면온리 일대에서 발굴한 유해가 고 김홍조 하사인 것으로 신원 확인됐다”며 이렇게 밝혔다. 군 당국은 고 김홍조 하사가 7사단 8연대 소속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고 1951년 2∼3월께 유엔군의 2차 반격작전 기간 중 숨을 거둔 것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감식단의 설명을 들어보면, 고 김하사의 유해는 강원도 평창군에서 발굴됐고 당시 미군 별문양 단추 한 점과 고무줄 한 점의 유품이 함께 발견됐다. 그는 평창 면온리 일대에서 속사리-하진부리 부근 전투 중 전사한 것으로 보인다.
고 김홍조 하사 유품.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고 김홍조 하사 유해 수습 현장.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고 김홍조 하사는 1923년 7월15일 경상남도 울주군 상북면에서 8남매 가운데 셋째로 태어났다. 농사를 짓고 부두가에서 일을 했다고 한다. 19살에 결혼했고, 27살 한국전쟁에 참전했으며, 자녀는 모두 4명이다.
고 김홍조 하사의 신원 확인은 딸 김외숙(69)씨가 감식단에 유전자(DNA)를 등록해놨기 때문에 가능했다. 군 당국은 2007년부터 유전자 검사를 동원해 전사자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특히, 2013년부터는 보다 향상된 검사기법인 ‘핵 검사’(STR·Short Tandem Repeat)라는 기술로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감식단과 국방부 조사본부 과학수사연구소는 올해 6월부터 2013년 이전에 검사한 전사자의 유전자 7400여건과 유가족 유전자 4만3000건을 대조해 일치율을 재확인했으며, 일치율이 99% 정도로 높은 유전자 257건을 확인했다. 군 당국은 이 가운데 재검사가 가능한 유해 174건에 대해 다시 유전자 시료 채취 등을 진행 중이다. 그 결과 이달 초 고 김영인 결사유격대원의 신원을 확인했고, 이번에 고 김홍조 하사의 신원까지 확인됐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