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5차 한-중 국방전략대화에서 두 나라 대표들이 국방 교류협력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국방부 제공
한국과 중국의 국방전략대화가 5년 만에 재개됐다.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21일 베이징에서 사오위안밍 중국 연합참모부 부참모장(중장)과 만나 두 나라의 군사교류 방안 등을 협의했다. 2011년 시작된 한-중 국방전략대화는 2014년까지 정례적으로 열렸으나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두 나라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중단됐다.
이날 대화에서 두 나라는 국방장관 상호방문, 해·공군 간 직통전화 추가 설치, 재난구호협력 추진 등 국방 교류 및 협력을 한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현재 한-중 사이에는 한국 제1중앙방공통제소(MCRC)와 중국 북부전구 간에 직통전화가 설치돼 있는데, 여기에 한국 제2중앙방공통제소와 중국 동부전구 간 직통전화를 추가하는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
박 차관은 앞서 20일에는 웨이펑허 중국 중앙군사위원 겸 국방부장과 만나 군사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웨이 부장은 박 차관에게 “중국과 한국은 중요한 이웃나라”라며 “고위급 교류와 전문적 협력을 강화하고, 서로의 핵심 관심사를 존중하며, ‘민감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는 기초에서 양군 관계를 발전시키고 지역안보를 지키자”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중국은 사드를 언급할 때 ‘민감한 문제’라는 표현을 쓴다. 박 차관은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중국 쪽의 건설적인 노력을 당부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웨이 부장은 이날 제9차 샹산포럼에 참석한 김형룡 북한 인민무력성 부장과도 만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실무교류를 추진하며 적극적 상호지원으로 양군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자”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김 부상은 포럼에서 미국과 한국이 한반도 문제에 새로운 해결책을 가지고 나와야 한다며 북한에 대한 적대적인 정책은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웨이 부장은 포럼 개막식에서 미국을 겨냥한 듯 일부 국가가 배타적 안보 전략을 구사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중거리미사일을 배치하려는 것은 지역안보의 불확실성만 키울 뿐이라고 비난했다. ‘아시아·태평양에서 국제질서 유지와 평화 촉진’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76개국 국방·안보 당국자와 전문가 등 530여명이 참석했다. 2006년 시작된 이 포럼은 중국이 주도하는 다자 안보 회의체로 ‘중국판 샹그릴라 대화’로 불린다.
유강문 선임기자,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m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