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4일부터 8일까지 한-미 군 당국은 연례 연합 공준전 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을 실시했다. 당시 공군이 제공한 사진.
한-미 군 당국이 매년 12월께 실시하던 연례 연합 공중전 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3일 전해졌다. 북-미 실무협상이 답보상태에 있다고 하더라도 대화 기조만큼은 이어나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는 3일 한-미가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을 올해도 유예할 가능성과 관련해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그러한 방안을 포함해 관련 내용을 한-미 군 당국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청한 군 소식통은 해당 훈련 유예가 사실상 결정됐는지를 묻는 말에 “그렇다”고 확인했다.
한-미는 이달 중순께 서울에서 열릴 51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올해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의 유예 방침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전해진다. 연합 훈련을 유예하는 대신 한국 공군과 주한 미 7공군은 12월 중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단독 훈련을 각각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질런트 에이스’는 한-미 공군이 함께 실시하는 실전 대비 성격의 공중전 훈련으로 한-미 상호 작전 운용 능력과 전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훈련이다. 2017년 11월 북한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뒤 곧바로 있은 이 훈련에는 이례적으로 미군이 자랑하는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6대와 F-35A 6대, F-35B 12대 등 5세대 항공기들이 대거 참가했다. 이러한 대규모 연합 훈련은 북한이 ‘대북 적대시 정책’으로 규정하며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안 가운데 하나다.
한-미가 비질런트 에이스 등 한-미가 실시해오던 대규모 연합군사훈련을 유예하려는 배경에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북-미 대화 기조를 계속 유지해나가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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