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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한 상선, 군의 함포 경고사격 받고서야 무선통신에 응답

등록 2019-11-28 12:39수정 2019-11-28 20:07

처음엔 중국 선박으로 오인…선박 이름도 선적 깃발도 없어
해군 함정이 근접해 조타실 유리창에 적힌 선박 번호 확인
함포로 경고사격 가하자 그제서야 “날씨 안좋아…해주항 간다”
군, “항로 변침에 순순히 응해…승선검색은 실시하지 않아“
2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북한의 해안포 사격과 9·19 군사합의 위반에 대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북한의 해안포 사격과 9·19 군사합의 위반에 대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7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상선(500t급)은 선박 이름과 국적을 표기하지 않았으며, 우리 군의 함포 경고사격을 받고나서야 교신에 응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28일 밝혔다. 북한 상선은 북방한계선을 넘어온 지 17시간 만에 벗어났다. 합참은 이 상선이 기상 악화와 기관 고장으로 인해 우발적으로 남하한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 상선은 27일 오전 5시50분께 백령도 전탐감시대 레이더에 처음 포착됐다. 북방한계선 북쪽 해상에서 중국 어선과 함께 있다가 이탈해 오전 6시40분께 북방한계선을 넘어와 남하하기 시작했다. 이에 백령도에 있는 고성능 영상감시체계와 긴급출동한 해경정이 선적을 확인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때만 해도 해경정은 북한 상선을 중국 선박으로 보고 항로를 관리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북한 상선은 남하하는 과정에서 우리 함정이 10여차례 통신검색을 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 통신 검색은 확인되지 않은 선박을 확인하는 절차다.

군은 정확한 선박 이름과 선적 확인을 위해 호위함과 초계함, 고속정을 현장에 출동시켰다. 그러나 북한 상선에는 선박 이름이 표시돼 있지 않았고, 국적을 표시하는 깃발도 달려 있지 않았다. 북한 상선에 근접 기동한 해군 함정이 조타실 유리창 위에 표기된 번호를 찾아내서야 국제해사기구에 등록된 북한 선박임을 확인했다.

군은 응답이 없자 낮 12시40분께 함포로 경고사격 10여발을 가했다. 어선과 비교해 배 규모가 크기 때문에 소총이 아닌 함포사격을 했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당시 상선은 소청도 남방까지 내려왔다. 그제서야 북한 상선은 교신을 해왔다. 군 관계자는 “북한 상선은 우리 군의 경고사격 후 ‘날씨가 좋지 않았다. 해주항으로 들어간다’는 등의 응답을 해왔다”며 “이후 북한 상선은 북방한계선 밖으로 나갔고, 해주항으로 들어갔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배가 북방한계선 북쪽에서 남쪽으로 움직인 항로는 평소 북한 상선이 다니지 않는 곳으로 알려졌다. 북한 상선은 군이 최초 포착했을 당시 10노트(18.52㎞/h) 가량으로 항해하다 이후 4노트(7.408㎞/h) 가량으로 속도를 줄였다. 북방한계선을 넘어온 뒤 영해를 침범하지는 않았고, 우리 관할 해역에서 이동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군은 북한 상선에 직접 올라가서 실시하는 승선검색은 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북한 상선이 경고사격 이후 우리가 지정한 쪽으로 변침을 하는 등 순순히 응했기 때문에 승선검색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당시 해상은 파고 2.5m로 고속정이 출동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기상 악화와 기관 고장 등으로 인한 우발적인 남하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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