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초대형방사포 연발사격 시험을 참관했다고 29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초대형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했으며 “결과에 대만족을 표시”했다고 <노동신문>이 29일치 1면에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이번 시험사격의 목적이 “전투 적용성 최종 점검”이라며 “연발시험사격을 통해 무기체계의 군사기술적 우월성과 믿음성이 확고히 보장된다는 것을 확증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국방과학자들은 우리식의 첨단무장장비들을 하루빨리 인민군대에 장비시켜 나라의 방위력을 계속 억척같이 다져나갈 불타는 결의에 충만돼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28일 북한이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초대형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30초 간격으로 동해 쪽으로 쐈으며 최대 비행거리 약 380km, 고도 약 97km라고 발표했다.
올들어 북한의 초대형방사포 시험사격은 이번을 포함해 모두 네차례(8월24일, 9월10일, 10월31일, 11월28일)이며 1·2차 땐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를 했고, 3차는 현장에 있지 않았다. 네차례 모두 2발씩만 쐈는데, 발사 간격이 17분→19분→3분→30초로 주는 추세다. 다만 이동식발사차량(TEL·텔)엔 4개의 발사관이 있는데도 지금껏 2발씩만 시험사격한 사실에 비춰, 앞으로 ‘4발 연속 발사 시험사격’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동신문>도 “국방과학자들은 우리식의 첨단무장장비들을 하루빨리 인민군대에 장비시켜 나라의 방위력을 계속 억척같이 다져나갈 불타는 결의에 충만돼있다”고 보도해, 아직은 실전 배치되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보도문은 김 위원장이 “대만족을 표시”라고 했으나 “(연발시험사격) 성공”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초대형방사포 연발사격 시험을 참관했다고 29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차륜형 이동식발사대(TEL) 위 4개의 발사관 중 1개에서 발사체가 화염을 뿜으며 치솟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본문만 580자로 길지 않은 보도문엔 “대만족 표시”라는 반응을 뺀 발언이나 지시는 담겨 있지 않다. 미국이나 남쪽을 직접 겨냥한 내용도 없다. 보도문 분량도 김 위원장이 ‘지도’한 1차(1830자)·2차(871자)보다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3차(440자)에 가깝다.
<노동신문> 보도문은 대신 김 위원장이 “첨단무장장비” 개발을 주도했음을 강조했다. “올해에만도 그 위력이 대단한 수많은 무장장비들을 개발완성시켜주신 경애하는 (김정은) 최고영도자 동지”라거나 “최고 영도자 동지의 직접 지도 밑에 세상에 없는 강위력한 무기체계를 개발완성한 희열에 넘쳐 있는 국방과학자들” 따위가 그렇다. 군사력 현대화라는 군사기술적 필요와 내부를 향한 정치적 신호 발신에 초점이 맞춰진 셈이다.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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