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위성급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들어왔다

오늘 새벽 경남 사천기지에 1호기 착륙
내년 상반기까지 3대 추가로 도입
20㎞ 상공에서 지상 0.3m 물체까지 식별
북한 내륙 영상정보 독자적 수집 길 열려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1호기가 23일 오전 5시께 경남 사천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사진은 글로벌호크 제작사인 노스럽 그루먼 인터넷 누리집에서 갈무리한 비행 모습이다. 연합뉴스

우리 공군이 운용할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 1호기가 23일 오전 5시께 경남 사천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정부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맞서 2011년 3월 미국에서 구매하기로 공식 결정한 지 8년 만이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3대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공군은 이날 글로벌호크가 들어오는 모습을 공개하지 않았다.

글로벌호크는 20㎞ 상공에서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위성급 무인정찰기다. 주야간은 물론 악천후에서도 지상을 감시할 수 있는 특수 고성능 레이더를 탑재하고 있다. 한 번 뜨면 38∼42시간 작전을 펼칠 수 있다. 작전반경이 3천㎞에 이르러 한반도 밖까지 감시할 수 있다. 날개 길이 35.4m, 전장 14.5m, 높이 4.6m에 최대 순항속도가 시속 250㎞, 중량은 1만1600㎏에 이른다.

글로벌호크 운용으로 우리 군은 지금까지 미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온 북한 내륙의 영상정보를 독자적으로 수집할 수 있게 됐다. 군은 현재 평양 아래 지역까지만 영상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23년까지 정찰위성 5기까지 전력화되면 북한에 대한 감시능력이 더욱 배가될 전망이다.

공군은 글로벌호크 운용을 위해 후방에 이·착륙기지를, 전방에 임무통제기지를 각각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호크가 후방기지에서 이륙해야만 임무 고도까지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방기지에서 이륙해 전방지역으로 비행하면 전방기지에서 통제권을 넘겨받아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조종사들은 미 공군의 무인기 운용기지에서 작전 운용 경험을 쌓았다.

공군은 글로벌호크 도입 사업이 종료되면 2020년대 초반까지 중고도 무인정찰기(MUAV) 여러 대를 추가로 국내에서 도입할 계획이다. 중고도 무인정찰기는 10∼12㎞ 상공에서 지상의 목표물을 감시한다. 탑재되는 레이더의 탐지거리는 100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도 무인기 운용을 위한 기지를 구축하는 선행연구가 진행 중이다.

유강문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