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정탁의 ‘임진기록’ 완역
임진왜란 당시 한·중·일 공조와 갈등 담아
왜군이 명나라군에게 화해 청하는 편지도 수록
임진왜란 당시 한·중·일 공조와 갈등 담아
왜군이 명나라군에게 화해 청하는 편지도 수록
임진왜란 당시 조선군의 최고 관료로서 명군을 상대했던 우의정 약포(藥圃) 정탁(鄭琢)의 <임진기록>이 완역됐다. 왜군과의 전투를 중지하라는 명군의 명령을 반박한 이순신 장군의 장계 등 여러 군사문헌을 담은 <임진기록>은 사료적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 제494-6호로 지정돼 있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가 9일 공개한 <임진기록> 완역본에는 정탁이 전쟁을 지휘하는 과정에서 직접 접수하거나, 업무상 관여한 16편의 공문이 포함돼 있다. 당시 한·중·일의 이해관계가 얽힌 국제전쟁에서 조선이 겪었던 전쟁의 굴곡과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을 읽을 수 있다. 김경록 군사편찬연구소 선임연구원이 '국제전쟁으로서 임진전쟁을 기록한 군사문헌, 임진기록'이란 제목의 '전문해제'를 썼다.
<임진기록>에는 이순신 장군이 왜군과의 전투를 중지하라는 명군의 ‘금토패문’(禁討牌文)을 반박한 장계가 실려 있다. 금토패문은 1594년 3월 명군의 선유도사 담종인이 왜군과 강화 협상을 진행하며 전투 중지를 명령한 통지문이다. 이에 이순신 장군은 “저 흉악한 무리들이 아직도 악행을 멈추지 않은 채 연안으로 물러나 한 해가 다 가도록 돌아가지 않고 있으며, 이곳저곳을 날뛰며 사람과 재물을 약탈하는 것이 전보다 배나 더하니, 무기를 집어넣고 바다를 건너가고자 하는 뜻이 과연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라며 전투의지를 되새긴다.
이밖에도 의병장 김덕령의 휘하에 있던 김언욱의 보고서, 권율 장군의 장계 등 조선군과 의병의 각종 보고서와 명군 내부의 문서 및 명과 조선, 왜 사이에 오간 문서가 수록돼 있다. 영의정 유성룡이 군비 확충 및 군사 훈련에 대한 대책을 선조에게 보고한 계본, 왜군 가토 기요마사가 명군에게 화해를 청하며 보낸 편지 등도 수록됐다. 완역본은 이달 13일부터 군사편찬연구소 홈페이지(www.imhc.mil.kr)를 통해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
유강문 선임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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