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먹던 ‘치킨텐더’ 군대 가서도 먹는다

군용품 조달방식 바꿔 민간 상용품 그대로 군납
장병 선호도 조사 운동화 등 품목 확대하기로
군용품 계약 불만 제로센터 2월 초 부터 운영

3일 오전 대구시 동구 신서동 대구·경북지방병무청에서 올해 첫 병역판정검사가 실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방위사업청은 4일 군용물자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치킨텐더, 잡채볶음밥, 통새우볶음밥 등 몇몇 시범 품목에 대해 민간 상용품이 그대로 군에 납품될 수 있도록 조달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방사청은 이날 ‘군용물자 조달체계 개선’을 올해 최우선 업무 가운데 하나로 시행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번 시범품목에 대해선 필수 요구사항만 제시해 기존 군납업체뿐 아니라 민간업체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방사청은 올해 하반기 장병 선호도 조사를 실시해 만족도가 향상된 것으로 확인되면 품목을 더욱 늘려갈 계획이다. 군의 요구 사항에 부합한다면 시중에서 판매되는 유명 상표 운동복이나 운동화도 군에 납품될 수 있다고 방사청은 밝혔다.

방사청은 물품 적격심사 기준도 간소화해 민간업체의 군납 참여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통상적으로 군용물자 조달은 제품 요구사항을 구매요구서에 세부적으로 명시하고, 이를 제조할 수 있는 업체를 대상으로 적격심사 또는 수의계약을 통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복잡한 적격심사 기준이 민간업체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곤 했다. 제품 품질보다는 납품 실적, 신인도 가점 등을 확보한 기존 납품업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방사청은 시중의 우수 상용품을 기준으로 군의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이에 합당한 수준의 단가도 보장해 저가 낙찰에 따른 품질 저하를 방지할 계획이다. 그동안 군 구매요구서와 시중품 사양서가 크게 달라 군용물자와 시중품의 품질에 차이가 나고, 우수한 시중품이 군의 요구사항에 부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고 방사청은 설명했다.

방사청은 불공정 행위에 대해선 엄정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품 적격심사 기준을 개정해 최근 3년 간 불공정 행위 이력을 평가해 감점하기로 했다. 감점을 받으면 법원의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 결정이 나오더라도 최종 판결 전까지 적용된다. 불공정 행위를 한 업체는 수의계약 자격을 엄격히 제한한다. 식품위생법 위반 등에 따른 행정처분, 경고장에 의한 감점, 소액하자 누적 감점 제도도 확대된다.

방사청은 철저한 계약 이행을 점검하기 위해 ‘계약 불만 제로센터’도 이달 초부터 운영할 방침이다. 장병이나 부모 등 누구라도 군용물자에 대해 불만족 내용을 신고할 수 있다. 제로센터는 신고 내용뿐 아니라 자체 계획에 따라 불공정 행위 등을 현장에서 확인할 계획이라고 방사청은 설명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