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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한-미, 코로나19 확산으로 연합훈련 축소 검토

등록 2020-02-25 20:48수정 2020-02-26 09:13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 “한-미 사령관 논의”
정경두 장관도 심각성 언급하며 “훈련에 영향”
다음달 예정된 지휘소연습 취소·연기 가능성도
정경두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24일(현지시각) 워싱턴 인근 알링턴의 펜타곤(미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알링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정경두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24일(현지시각) 워싱턴 인근 알링턴의 펜타곤(미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알링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자 한국과 미국 군 수뇌부가 다음달 초로 예정된 연합훈련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처럼 규모를 조정해 실시할 계획이던 연합훈련이 다시 조정되는 셈이다. 훈련이 사실상 취소되거나,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24일(현지시각) 워싱턴 인근 알링턴에 있는 국방부 청사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회담한 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과 박한기 한국 합참의장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우려로 인해 연합지휘소 훈련을 ‘축소’(scaling back)하는 것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도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장병들의 이동을 통제하는 상황을 언급하며 “(훈련에 끼칠)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미는 애초 다음달 9일부터 2주 동안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지휘소연습(CPX)을 ‘지난해 수준의 조정된 방식’으로 실시할 계획이었다. 한·미 병력 수백명이 벙커에 모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조정의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지휘소연습에 일주일 정도 앞서 위기관리 연습이 실시되는 것을 고려하면 결정을 서둘러야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어떤 방식으로 조정할 것인지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결정하는 데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일단 훈련 축소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에스퍼 장관이 명시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언급한 것도 취소나 연기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 훈련을 축소한다면 지휘소연습에 참여하는 병력을 최대한 분산시키고, 기간도 단축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휘소연습에는 대규모 장비와 병력이 기동하지 않지만, 일부 지상 장비와 항공기가 참여하는데, 이번엔 순전히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만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국은 훈련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 재조정을 먼저 제안한 쪽도 한국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한곳에 많은 병력이 모이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를 피하기 위해 일각에선 이번 지휘소연습을 한국군 단독연습으로 대체하고, 벙커가 아니라 합동참모본부에서 진행하는 방안을 예상하기도 한다. 사실상 연합훈련을 취소하는 셈이다.

한·미 연합훈련이 다시 조정될 경우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것이긴 하나, 북한이 줄곧 민감하게 반응해온 군사훈련이 거듭 축소되거나 사실상 취소되는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11일 선전매체를 통해 “남조선 군부는 말로는 ‘남북관계 우선’을 떠들지만 실제로는 동족을 해치기 위한 침략전쟁 준비에만 미쳐돌아치고 있다”며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한 바 있다.

유강문 선임기자,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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