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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예비군훈련 추가 연기 검토…필수 야외훈련은 재개 논의

등록 2020-03-09 19:05

국방부 긴급 지휘관 회의…국민 이송에 군용기 투입 준비
물류센터 마스크 포장 지원…대구·경북 전담 수송팀 파견
군내 코로나19 확진자 36명…대구 미군기지선 8번째 발병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9일 국방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관련 두번째 긴급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9일 국방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관련 두번째 긴급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군 당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4월로 연기했던 올해 예비군 훈련 시작일을 추가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전면 통제했던 야외훈련은 필수훈련을 중심으로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방부는 9일 오후 정경두 장관 주재로 열린 ‘코로나19 대응 관련 긴급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예비군 훈련 추가 연기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달 2일 코로나19에 대한 선제적 조처로 이달 2일 시작할 예정이던 예비군 훈련을 다음달 17일로 연기한 바 있다. 지난달 28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합참의장과 각 군 참모총장, 해병대 사령관, 연합사 부사령관, 병무청장, 방위사업청장 등이 참석했다.

국방부는 이날 회의에서 지난달 24일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전면 통제했던 야외훈련 재개 방안도 논의했다. 민간인과 접촉하지 않는 훈련이나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 훈련장에서의 필수훈련은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버 및 전장체계와 관련된 서버 시설을 ‘클린 지역’으로 지정해 엄격히 보호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정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의료용 고글, 방호복 등 방역물품 수송과 국외에 격리된 국민 이송에 필요할 경우 군의 자산을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협조할 것을 지시했다. 국외에 격리된 국민 이송에 전세기 투입이 어려울 경우 군용기를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마스크 5부제 시행이 원활하게 정착될 수 있도록 마스크 제작·운송과 약국 판매 전 과정에 군이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지시했다.

앞서 군 당국은 대형 물류센터에서 마스크 포장작업을 맡는 인력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하는 병사에 대해선 ‘봉사점수’를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투입되는 병력에 대해서는 휴식시간을 충분히 보장하고 적절한 교대근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고 있다”며 “올해부터 일과시간 이후 대민지원이 봉사활동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이 부분도 충분히 감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이날부터 대구·경북 지역에 마스크 등 의료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전담수송팀을 긴급 투입했다. 지금까지 대구에 있는 육군 5군수지원사령부(5군지사)를 동원해 수송을 지원했으나, 장병들의 피로도와 지휘 부담이 커지자 국군수송사령부에 임무를 부여했다. 국군수송사령부는 부산에 있는 예하 수송부대에서 운전 경력이 풍부한 부사관 16명과 차량 16대를 차출해 전담수송팀을 구성했다. 국방부는 “정부 비축물자를 비롯해 마스크 공급업체가 주로 논산 등 대구 북방에 있어 대전 인근에 주둔하고 있는 수송부대(부강 소재)와 연계해 중계수송을 할 것”이라며 “전담수송팀을 갖추고 중계수송을 하면, 출동 준비와 이동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군은 제주 지역에는 수송용 항공기를 동원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 장관은 회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라는 군사적 위협과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비군사적 위협이 공존하는 위기상황에 있다”며 “우리 군은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헌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휘통제실, 비상대기 전력, 사이버 대응 체계 등 핵심작전 기능이 어떤 상황에서도 차질없이 유지될 수 있도록 특단의 감염차단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은 핵심 작전부대에 코로나19가 확산되면 즉각 임무 전환이 가능하도록 예비부대를 지정하고 장비·물자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전체 방위사업체의 50%가 영남권에 위치한 점을 고려해 코로나19로 인한 납기 지연의 경우 지체상금을 면제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유휴설비와 인력 유지를 위한 금융지원 방안도 검토했다. 정 장관은 “체력의 한계 속에서 가족과 단란한 시간을 희생하며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장병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며 “가용예산을 최대한 활용해 장병들을 격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군내 코로나19 확진자는 36명이라고 밝혔다. 육군 20명, 해군 1명, 해병 2명, 공군 12명, 국방부 직할부대 1명 등이다. 전날과 비교해 추가 확진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확진자 중 2명은 완치 판정을 받았다. 격리 인원은 2920여명으로, 전날보다 620여명 줄었다. 확진자, 확진자 접촉, 증상, 의사환자 등 보건당국 기준에 따른 군내 격리 인원은 340여명이다.

주한미군 기지에선 8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주한미군사령부는 “대구 캠프 워커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계약직 한국인 노동자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와 주한미군사령부는 이 노동자를 격리하고,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유강문 선임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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