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11일 잠수함사령부 지휘통제실에서 해군 주요 작전지휘관들과 화상회의를 열어 코로나19 대응 지원상황과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7일 민간인의 잇딴 기지 무단 침입과 관련해 “어떠한 변명도 있을 수 없다”며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박한기 합참의장, 서욱 육군참모총장,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원인철 공군참모총장,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주요 지휘관 회의를 열어 이렇게 말했다.
정 장관은 회의에서 “지난해 북한 소형 목선 상황이 발생한 뒤 다시는 경계태세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드렸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해 어떠한 변명도 있을 수 없다”며 “여기 모인 군 수뇌부부터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시 한번 뼈를 깎는 노력으로 경계작전 시스템을 철저히 점검·보완하고 작전기강을 확립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정 장관은 △기지 및 주둔지에 설치된 감시장비 등 제반 경계작전 시설과 장비 점검 및 보완 △경계작전 병력 운영의 최적화·효율화 △주기적인 상황 보고 및 초동조처 체 계 점검 및 훈련 △장병 대상 정신적 대비태세 확립 등을 각급 제대 지휘관들에게 주문했다.
정 장관은 이날 전 부대에 내려보낸 지휘서신(제10호)에서도 “현행 경계작전에 소홀함이 있었다”며 “책임을 통감하고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경계작전은 우리 군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라며 “기본이 흔들림 없이 튼튼해야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군에서는 올 들어 3건의 민간인 무단 침입이 확인됐다. 16일 술에 취한 한 남성(57)이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방공진지 울타리 아래 땅을 파고 진지 안으로 들어갔다. 앞서 7일에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활동가 2명이 철조망을 절단하고 들어가 2시간 가까이 기지 안을 배회했다. 지난 1월3일에는 정신질환을 앓는 한 남성(73)이 진해 해군기지 정문을 버젓이 통과해 1시간30분가량 기지를 돌아다녔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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