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사관학교 박준형 박물관장이 녹둔도 실측지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해군 제공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여진족을 막기 위해 주둔했던 두만강 하구 ‘녹둔도’의 실측지도가 공개됐다.
해군은 26일 “해군사관학교 박준형 박물관장이 녹둔도 실측 근대지도를 입수해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 지도는 이름이 ‘일로국경부근지도’로, 일제가 1911년 9월 축적도 2만분의 1로 군사적 목적으로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녹둔도는 원래 두만강 하구 삼각주로 세종의 4군·6진 개척 이후 조선시대 주요 변경 방어기지가 있던 곳이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도 전라 좌수사로 부임하기 전 1586년부터 2년간 조산보만호(종4품) 겸 녹둔도 둔전관으로 근무해 이곳과 인연이 깊다. 땅이 비옥해 조선인들이 건너가 농사를 지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곳은 1860년 청-러간 베이징 조약으로 연해주가 러시아에 할양될 때 함께 러시아 영토가 됐다. 조선 정부가 뒤늦게 알고 청과 러시아에 항의하고 반환을 요청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면적은 32㎢로 여의도 4배 규모이며, 애초 섬이었으나 지금은 연륙화가 이뤄져 러시아쪽 육지와 연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무공 이순신의 유적 발굴을 주도하고 있는 백종오 한국교통대 박물관장은 “일로국경부근지도는 이순신이 활약했던 녹둔도 전투의 주 무대였던 녹둔도 토성의 위치를 고증하는데도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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