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미래통합당 강남갑 당선자(왼쪽)와 지성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자. 연합뉴스
21대 국회에 ‘북한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당선된 이는 지성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자와 서울 강남 갑의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자 두 명이다. 이들은 북한 출신이라는 공통점 외에도 ‘김정은 건강이상설’ ‘사망설’을 확대 재생산하는 데 일조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지난 1일 지 당선자는 <연합뉴스> 등 언론에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주말께 북한이 김정은 사망을 발표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하루 만에 가짜로 판명됐지만 지 당선자는 “김정은 건강에 문제가 없는지 속단하지 말고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잘못에 대한 인정이나 사과는 전혀 없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미국 <시엔엔> 방송에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인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던 태영호 당선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결과적으로 제 분석은 다소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과연 지난 20일 동안 김정은의 건강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던 것일까”라고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1일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에 보이는 김 위원장의 차량이 200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짧은 거리도 걷기 어려워 현지 지도 때마다 사용하던 차량과 같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의전용 차량으로 보인다. 이전에도 비슷한 차량이 등장한 적이 있다”며 태 당선자의 주장을 일축했다.
민주당은 물론 통합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통합당 소속으로 4·15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태영호·지성호 두 당선자를 겨냥해 “제발 실력을 갖추자. 제발 오버하지 말자. 제발 '동굴'에 갇히지 말고 합리적이고 균형 있는 사고를 확대하자”고 비판했다.
북한과 관련된 미확인 정보를 유포해 국가 안보·외교·남북관계에 혼란을 일으키고 불필요한 불안을 조장했음에도, 현재로선 통합당 차원의 징계 절차 같은 조처 말곤 이들의 발언을 제지할 뾰족한 수가 없다. 그러나 통합당은 여전히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중이다. 김성원 통합당 대변인은 2일 논평에서 “정부는 김정은 위원장과 관련된 일련의 과정들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정부와 정보기관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다잡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며, 반복되는 북한리스크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도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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