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안 남쪽 자유의집에 설치된 ‘남북직통전화’로 우리 쪽 연락관이 북쪽과 통화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북한이 남북 사이 개설된 모든 연락선을 “완전 차단”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북한은 과거에도 남북 사이 갈등이 생길 때마다 불만의 표시로 ‘연락선 단절’이라는 강수를 뒀다.
남북을 잇는 직통전화가 개설된 것은 1971년 9월20일 1차 남북 적십자 예비회담 직후다. 남쪽이 회담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판문점에 연락사무소를 만들고 연락관을 상주시키면서 직통전화를 운용하자고 제안했다. 북쪽도 이에 호응하면서 직통선이 연결됐는데, 9일 일곱번째 단절이 있기 전까지 여섯차례나 단절과 재연결을 거듭했다.
역대 사례를 보면 연락선 단절의 주체는 항상 북한이었다. 판문점 도끼 사건이나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 군사적 문제를 이유로, 또는 남쪽의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공동제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남쪽 단독의 대북 제재인 5·24조치, 개성공단 중단 등 주로 남쪽이 취한 정치·군사적 행위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연락선을 끊었다.
여섯차례 단절·재연결 사례 외에 1996년 9월 발생한 북한 잠수정의 강릉 침투 사건으로 북한이 판문점 적십자 채널만 남기고 1992년 남북 고위급 회담을 계기로 개통된 남북 당국 간 연락채널을 끊은 적이 있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2016년 2월11일 북한이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이름으로 성명을 내어 판문점 연락통로 및 직통전화를 끊었다가 다시 회복된 경우가 있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있은 뒤 개성공단 가동 중단 조치를 내렸고 북한은 이에 반발해 연락을 끊겠다고 통보했다. 2년 가까이 닫혔던 남북 연락채널은 2018년 1월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겨울올림픽 참가 의사 및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보이면서 전격적으로 다시 연결됐다. 북한 신년사 바로 다음날인 2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북한에 고위급 회담 및 연락채널 복원을 제안했고, 3일 리선권 당시 조평통 위원장이 이에 화답해왔다. 이때 되살아난 남북 연락채널은 2년5개월간 운영되다 9일 북한의 통보로 다시 끊겼다.
다만,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 간 직통전화는 이날 일단 정상 가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 등에 따르면 유엔사와 북한군은 판문점에 설치된 직통전화로 이날 일상적인 통신 점검 등을 했다. 북한은 2013년 정전협정 무효화를 선언하면서 유엔사와의 직통전화를 일방적으로 단절한 바 있다. 이후 2018년 7월 남북 및 북-미 간 긴장 완화 분위기 속에 약 5년 만에 복원됐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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