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에서 결정서에 서명하는 모습. <노동신문> 5월24일치 1면 사진 갈무리. 연합뉴스
이선권 북한 외무상은 12일 “우리 공화국의 변함없는 전략적 목표는 미국의 장기적인 군사적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보다 확실한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중통)이 보도했다.
이선권 외무상은 6·12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 2돌에 맞춰 발표한 “우리가 미국에 보내는 대답은 명백하다”는 ‘외무상 담화’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 외무상의 담화는 북한의 일반 인민이 읽는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고 외부용인 <중통>으로만 공개됐다.
이 외무상은 “최고지도부는 당중앙군사위 7기4차 확대회의에서 국가핵발전전략을 토의하고 미국의 장기적 핵전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나라의 핵전쟁억제력을 더욱 강화할 데 대하여 엄숙히 천명했다”고 밝혔다.
이 외무상은 “다시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미국 집권자에게 치적 선전감이라는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이 6·12 2돌을 맞으며 우리가 미국에 보내는 대답”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최고지도부와 미국 대통령의 친분 관계가 유지된다고 실지(실제로) 조미관계가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는데 싱가포르에서 악수한 손을 계속 잡고 있을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뒤집으면 아직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폐기’보다는 ‘이행’을 바란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앞서 김정일 국무위원장 주재 당중앙군사위 7기13차 확대회의에서 “국가무력 건설과 발전의 총적 요구에 따라 나라의 핵전쟁억제력을 더한층 강화하고 전략무력을 고도의 격동 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됐다”고 <노동신문>이 5월24일치 1면으로 보도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12월28~31일 노동당 중앙위 7기5차 전원회의에서 “강력한 핵억제력의 경상적 동원 태세를 항시적으로 믿음직하게 유지할 것”이라며 “우리의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밝힌 연장선으로 이해된다.
리 외무상은 “미 행정부는 2년간을 통해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조미 사이의 ‘관계개선’은 곧 제도전복이고 ‘안전담보’는 철저한 핵선제 타격이며 ‘신뢰구축’은 변함없는 대조선 고립 압살을 의미한다는 것을 숨김없이 드러내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러고는 “미국은 말로는 우리와 관계개선을 표방하면서 실지로는 정세 격화에만 광분해왔다”며 “미국의 뿌리깊은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근원적으로 종식되지 않는 한 미국은 앞으로도 우리 국가, 제도, 인민에 대한 장기적인 위협으로 남아있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는 김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 7기5차 전원회의에서 “조미 간의 교착 상태는 불가피하게 장기성을 띠게 되여 있다”며 “자력갱생식 정면돌파전”을 강조한 연장선으로 이해된다.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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