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이 15일 형상통제심의위원회를 열어 K2 전차에 들어가는 파워팩(엔진+변속기)의 내구도 등 국방규격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K2 전차의 3차 양산사업 추진을 앞두고 국산변속기 채택을 위한 성능 기준을 보다 명확히 규정한 것이다.
이번에 개정된 국방규격은 내구도 결함에 대해 “결함은 변속기 기본기능(변속·조항·제동)을 상실하거나 심각한 성능저하가 발생하여 더 이상 시험을 진행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라고 정의했다. 기존의 국방규격에 없던 내용이 추가된 것이다. 또 최초생산품의 검사 결함에 대해서도 결함이 발견됐을 때 원인 규명 뒤 재시험하도록 하는 등 더 상세한 절차를 명문화해 놓고 있다.
방사청은 이번 개정에 대해 “과거 K2 전차 2차 양산 최초생산품 검사 과정에서 결함의 해석 등 많은 논란이 있었으며 2018년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K2 전차 국산변속기 내구도 시험 기준과 관련된 국방규격의 모호성에 대한 차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애초 군 당국은 K2 전차를 개발할 당시 핵심부품인 파워팩(엔진과 변속기의 결합장치)을 국산화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엔진과 변속기의 국산화가 모두 늦어지면서 100대를 생산하기로 한 1차 양산사업은 독일제 파워팩을 수입해 생산했다.
106대를 생산하는 2차 양산을 앞두곤 엔진은 두산 인프라코어가 기술 개발에 성공했으나, S&T 중공업이 맡은 변속기는 내구도 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바람에 국산 엔진과 독일제 변속기를 결합한 파워팩이 채택됐다.
방사청은 올해 3차 양산 사업에서 다시 국산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방사청은 ‘이번 국방규격 개정이 기술 수준을 낮춰 특정 업체에 특혜를 제공하려는 것 아니냐’는 일부 언론의 의혹 제기에 대해 “수년간 논란이 된 국산 변속기의 최초생산품 및 내구도 기준을 명확히 하려는 것일 뿐 변속기 기술수준을 낮추는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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