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부가 17일 오전 5시부터 국내 주둔 중인 모든 미군 기지의 공중보건방호태세(HPCON) 단계를 한 단계 올리기로 했다.
최근 국내 발생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200명을 넘어서는 등 지역사회 감염이 대대적으로 확산되는 현 상황을 우려한 조처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 소속 인원의 기지 밖 식당·놀이공원·축제·영화관·술집·클럽·성인 전용 업소 등 방문이 금지된다. 15명 이상이 모이는 것도 제한된다.
주한미군은 이날 공식 누리집을 통해 “최근 한국의 코로나19 급증세를 고려해 예방 차원에서 한국 내 모든 지역에 대한 공중보건방호태세 단계를 ‘찰리’로 올렸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찰리 단계에서는 모임이나 이동이 철저히 통제된다. 주한미군은 외부와의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수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이 재택근무를 하도록 할 방침이다. 모든 주한미군 소속 인원은 외출할 때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한다.
주한미군은 공중보건방호태세 단계를 위험도에 따라 평시인 알파(A)부터 브라보(B), 찰리(C), 델타(D)로 구분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이미 지난 15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미군 기지에 대해 공중보건방호태세 단계를 기존 ‘브라보’에서 ‘찰리’로 올린 바 있다. 17일에는 이같은 조치가 한국 전역으로 확대됐다.
한편, 16일부터 실시될 예정이던 한-미연합훈련은 코로나19 확산 상황 때문에 이틀 미뤄져 18일부터 다시 시작될 예정이다. 합동참모본부는 16일 “한미동맹은 코로나19 상황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합 지휘소 훈련(CCPT)을 이달 18일부터 28일까지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군은 애초 16일부터 이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훈련 참가를 위해 대전 자운대에 파견된 육군 간부가 이달 1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훈련 일정을 긴급 연기했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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