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유해발굴 감식단은 6·25 전사자 고 명한협 일병의 유해를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명 일병의 아들이 유전자(DNA) 시료를 제공한 지 10년 만에 아버지 유해를 찾은 것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유해는 2017년 5월2일 강원도 춘천 오향리 일대에서 발굴됐다. 1925년 8월 경남 사천시에서 태어난 명 일병은 국군 제6사단 소속(추정)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그리고 국군 6사단이 중공군 제187, 188, 189사단의 공격을 막아내고 화천까지 나아간 가평-화천 진격전(1951. 5.22~5.30)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전투에서 6사단 2연대는 사흘 동안 중공군의 공격을 막아냈고 중공군은 가평 북방으로 후퇴했다. 6사단은 이들을 추격하며 가평과 춘천을 거쳐 화천 발전소까지 60㎞가량 진출해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이 전투에서 전사한 명 일병은 66년이 지난 2017년 대퇴부, 팔 윗부분의 유해 몇 점만 발굴됐으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유품은 한 점도 발견되지 않았다.
고인의 외아들인 명갑원(72)씨는 2010년 아버지의 유해를 찾기 위해 유전자 시료를 채취해 응했고,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발굴된 유해에서 채취한 유전자 시료와 보관 중인 유전자 시료를 대조하는 작업을 거쳤다. 아들은 아버지가 전장으로 떠난 지 69년 만에 아버지의 유해를 찾은 것이다.
아들 명씨는 “아버지가 돌아오시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포기하고 살았는데 찾게 되어 정말 기쁘면서도 믿기지 않아 덤덤한 마음”이라며 “빨리 아버님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유가족과 협의해 명 일병 귀환 행사와 안장식을 치르고 유해를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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