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복무’ 논란을 일으켰던 공군 부대의 부서장이 결국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군 보통검찰부는 10일 제3방공유도탄 여단 병사의 특혜복무 의혹과 관련해 “소속 부서장 신아무개 소령이 올해 상반기에 서울 강남 호텔 레스토랑 등에서 최아무개 병장(당시 상병)의 부친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80여만원의 식사 대접을 받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신 소령은 뇌물수수 혐의로 정식 기소됐고, 최 병장의 부친은 관할 민간 검찰에 수사 의뢰됐다.
또 장아무개 준위와 진아무개 중사 등 다른 간부 2명도 식사자리에 2차례 동석해 모두 40여만원의 식사 대접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군 검찰은 “금액과 횟수, 지휘관계 등을 고려해 진 중사는 기소유예 및 징계 의뢰를 했고 장 준위는 현재 국방부 직할 부대 소속이어서 관할인 국방부 검찰단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앞서 공군 군사경찰은 지난 8월 공군 군사경찰이 부서장 신 소령 등 간부들에 대해 “편의 제공의 대가성 여부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불기소 의견’으로 군 검찰에 송치했다. 군사경찰의 핵심 수사 내용이 뒤집힌 것이어서, ‘부실 수사’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최 병장은 진료 목적으로 9차례 외출해 5차례 본가를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군 검찰은 “외출 승인권자인 부서장 신 소령이 허락한 것으로 볼 수 있어 무단이탈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워 ‘혐의없음’으로 불기소처분했다”고 밝혔다. 앞서 군사경찰이 최 병장에 대해 무단이탈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을 냈으나,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군 검찰은 또 최 병장의 세탁물 반출에 대해선 ‘군용물 무단 반출’로 징계 의뢰했고, 부서장 신 소령은 최 병장이 특별외출 시간에 본가 방문을 방임한 점에 대해 지휘감독 소홀로 징계의뢰했다.
군 검찰은 “부서장 신 소령과 진 중사가 군사경찰 수사 중 휴대전화 임의제출을 요구받자 증거인멸을 목적으로 휴대전화를 손상했음을 확인하였으나 형사처벌이 불가해 감찰 및 수사 방해에 대해 징계 의뢰했다”고 밝혔다.
황제복무 논란은 지난 6월 “재력가 부모의 아들이 부대에서 각종 특혜를 받고 있다”며 조사해 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제기되며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최 병장의 부친은 신용정보 및 금융서비스 업체인 나이스 그룹 부회장 직을 사퇴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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