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지난해 3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장면.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해 3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장면.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1일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24일 “우리 군은 일요일인 21일 아침 서해 평남 온천 일대에서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이 발사된 것을 포착했다”고 말했다. 사거리는 모두 단거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제원은 분석 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여부에 대해서도 “할 얘기가 없다”고 입을 닫았다. 미사일 발사 장소인 평남 온천은 대동강 하구의 남포시와 북쪽으로 잇달아 있는 해변 지역이다.
순항미사일은 항공기와 같은 제트 엔진으로 추진되는 미사일로, 로켓 엔진으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과는 구별된다. 정부 관계자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은 북한에 대해 탄도미사일 발사만 금지하고 있다”며 “순항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공개된 것은 지난해 4월 강원도 문천에서 동해상으로 순항미사일을 쏜 이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북한의 이번 발사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들어 첫 무력시위라는 점에서 눈길을 끝다.
앞서 북한은 18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를 통해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 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 수 없다”며 바이든 새 행정부에 대해 거부감을 표출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이런 입장의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군사 훈련이나 미사일개발 차원의 시험 발사, 또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미국의 주의를 끌기 위한 저강도 무력시위 등의 의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로이터> 등 외신들이 “북한이 지난주말 단거리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그동안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북한 관련 정보를 모두 공개하지는 않는다”며 “한-미 당국이 관련 사안을 평가하는 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늘 오전 정보당국이 야당 정보위 간사인 저에게 보고를 한 바에 따르면 지난 일요일 오전 6시36분경 북한이 남포에서 중국 쪽으로 단거리 순항미사일 2발을 시험 발사했다고 한다”며 “한-미 군당국은 당시 파악하고 있었는데 발표하지 않기로 서로 합의했고 과거에도 단거리미사일 발사는 한-미 합의로 발표하지 않은 사례가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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