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왼쪽)이 4월 3일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샤먼/연합뉴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4~15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고 외교부가 공식 발표했다.
외교부는 7일 보도자료를 내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의 초청으로 방한하는 왕 부장이 15일 서울에서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회담과 관련해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양국 간 고위급 소통을 강화하고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와 상호 실질 협력 및 우호 정서 증진을 모색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양국은 앞서 합의하고 선포한 2021~2022년 한-중 문화교류의 해 추진과 관련해 한-중 인문교류촉진위도 열 방침이다.
외교부는 또 “정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왕 국무위원과 한반도와 지역 및 국제문제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와 조속한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양국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서는 양자 관계를 둘러싼 논의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의 발표 내용에는 없지만 왕 부장 방한의 주목적은 내년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겨울올림픽에 문재인 대통령을 초청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3월 초에 열리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3연임을 노리는 시 주석에게 전인대 직전 치러지는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는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서방 일각에서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보이콧’ 주장도 나오는 상황이어서 문 대통령의 참석은 의미가 클 것으로 보인다.
다시 파고를 높이리라 보이는 미-중 갈등 속 양국의 입장도 이번 회담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한-미는 지난 5월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만해협’을 명시한 데 더해 미-중 경쟁의 중심축인 핵심·신흥 기술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해, 이에 대한 중국 쪽 견제가 가시화할 듯하다. 다만 그간 중국이 한국과는 전략적 관계 강화를 통해 미-중 관계 속 ‘중립화’를 꾀하며 압박 수위를 조절하는 모양새여서 왕 부장이 이번 방한에서 한국 정부를 어느 정도로 압박해올지는 미지수다.
양국이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둘러싼 협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아, 시 주석의 연내 방한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왕 부장의 방한은 지난해 11월25~27일 이후 열 달 만이며,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 4월3일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열린 뒤 다섯달 만이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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