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유엔사무총장이 된다면 우선은 우리 나라의 국제적 위상과 국가 브랜드를 끌어 올리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각종 국제기구를 통틀어 가장 권위있고 영향력있는 기구의 수장이 한국인이라는 사실 자체 만으로도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지명도를 높일 수 있는 소재가 되기 때문이다.
또 세계 평화.안전을 관리하는 유엔의 수장 진출은 국제 안보와 공동번영에 적극 기여하는 평화 애호국가로서의 정체성을 세계에 각인시키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국인이 국제문제의 `복마전'이라 할 거대 조직을 이끌게 된다면 국제사회의 갈등중재자로서 우리 나라의 역량을 강화하고 노하우를 축적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자 외교는 우리와 같은 중견국(middle power)에 유리한 외교적 행동 공간과 입지를 제공하지만 그간 우리가 다자외교 무대에서 복잡.다기한 국제문제를 관리한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한 탓에 우리의 국제적 역할을 키우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런 만큼 만약 한국인이 사무총장이 된다면 우리 나라는 이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국제문제 관리 및 해결의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한국인이 사무총장이 된다면 최소한 한반도 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총장을 맡을때 생길 수 있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 정부 당국자들은 말한다.
국제사회의 갈등 조정자로서 유엔의 의제를 정하고 총회에 보고서를 내고 유엔 안보리에 상황보고를 하는 등의 권한을 가진 사무총장이 한국인이라면 남북이 대치한 한반도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전제로 역할 수행을 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인이 된다고 당장 유엔 요직 및 산하기구에 한국인 직원 수를 늘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젊은이들에게 국제기구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줄 것으로도 기대된다.
그러나 공평무사한 업무수행을 해야하는 유엔 사무총장직의 특성을 감안할때 우리 나라가 얻게 될 실익을 과도하게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정옥임 선문대 국제유엔학과 교수는 "만약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이 나온다면 그것은 한국의 영광이라는데 의미를 두기 보다는 한국인이 국제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기회를 얻게 됐다는데 의미를 둬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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