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가운데)이 7일 오후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21 서울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 첫 번째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엔 평화유지(PKO) 장관회의가 7일 서울에서 개막했다. 장관급 회의체로는 최대 규모 중 하나로, 아시아에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21 서울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 영상 환영사를 통해 “개도국에서 최초로 선진국으로 도약한 한국의 평화와 재건을 향한 기여 의지”를 강조하며 “한국이 2024~2025년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진출해 평화구축과 분쟁예방 활동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의 첫걸음으로서 종전선언에 국제사회가 함께 해주기 바란다”고 거듭 호소했다.
애초 100여개국 대표단 400여명이 방한하는 대규모 대면회의로 준비됐던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확산하면서 회의를 엿새 앞두고 전면 화상 개최로 전환됐다. 이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70여개국 장·차관급 인사 등이 화상으로 참여했다. 단 각 세션 의장을 맡은 장-피에르 라크루아 유엔 평화활동국(DPO) 사무차장 등 유엔 사무차장 3명은 예정대로 방한해 행사에 참석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영상 메시지에서 “현재 1945년 이래 가장 많은 곳에서 무력 분쟁이 진행 중”이라며 “평화유지가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의 평화유지 노력을 소개하며 △항공자산 기여 △파트너십 구축 △책임성 강화 △여성 참여 확대 등 회원국들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날 개회사는 행사를 공동주최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서욱 국방부 장관이 전했으며, 개회식에서 정부는 평화유지의 기술과 의료역량 구축을 위한 스마트 캠프 구축 및 시범사업 등 한국 정부의 기여 의지를 담은 ‘서울 이니셔티브’도 발표했다.
정 장관이 의장을 맡은 회의 첫번째 세션은 ‘평화의 지속화’를 주제로 열려 압둘 모멘 방글라데시 외교장관이 기조발제자로 나섰다. 이어 열리는 2세션은 ‘파트너십, 훈련, 역량강화’를 의제로 서 장관이 기조발제를 맡아 한국의 첨단 정보통신(IT) 기술을 유엔 임무단에 적용하는 ‘스마트 캠프', 아프리카 소재 임무단에 정찰 헬기 공여 등 한국의 기여 공약을 발표한다. 8일에는 ‘임무수행능력'을 의제로 한 3세션과 ‘민간인 보호 및 안전'의 4세션이 예정돼 있다.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는 2015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공동주최한 ‘평화유지 정상회의’의 후속으로 이듬해 출범해 이번이 네번째다. 한국은 1993년 소말리아 건설공병대대(상록수부대) 파견을 시작으로 유엔 평화유지에 기여했으며 현재는 레바논 동맹부대, 남수단 한빛부대 등 5개 임무단에 569명의 평화유지요원을 파견하고 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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