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4일 밤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겨울올림픽 개막식 행사에서 한복을 입은 조선족 참가자가 손을 흔들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한국 전문가들은 한중관계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민족주의적 갈등’을 꼽은 반면 중국 전문가들은 ‘국제정치 등 외부요인’을 들어, 한중관계 인식 차이가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는 3일 한중수교 30돌을 맞아 한국과 중국 내 상호 국가이미지를 조사한 ‘2022 한중 전문가 상호인식 조사’(조사)를 발표해, 한국과 중국이 분야별로 한중관계를 각각 다르게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는 한중 양국 전문가 100명씩을 선정해 동일 문항에 대한 의견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를 보면, 중국 전문가들이 한국 전문가들보다 한중관계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중관계가 가장 좋았을 때를 10점이라고 할 때 현재 한중 관계를 한국 전문가는 4.66점, 중국 전문가는 6.24점으로 평가했다. 5년 후 한중관계에 대해서는 한국 전문가는 4.92점, 중국 전문가는 7.02점을 줘서 인식 차이를 드러냈다.
한국 전문가들은 한중 관계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역사문화 인식차’와 ‘민족주의적 갈등’을 꼽은 반면, 중국 전문가들은 ‘국제정치 등 외부요인’을 꼽았다.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은 사회문화 분야에서 중국 이미지가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전문가들이 평가한 한중관계는 경제협력(5.77), 외교안보(4.47), 사회문화(3.99) 분야 순이었다. 이는 방탄소년단(BTS)의 한국전쟁 발언, 김치와 한복 이슈 등 최근 중국 관련 국내 논란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성균중국연구소는 설명했다. 반면 중국 전문가들에게 한국 이미지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가장 나빴다. 중국 전문가들이 평가한 한중관계는 경제협력(7.34), 사회문화(6.04), 외교안보(5.33) 분야 차례였다.
성균중국연구소는 “조사 결과는 한국과 중국이 분야별로 한중관계를 각각 다르게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한중관계에는 국내에서 논란이 된 역사·문화 갈등이 크게 반영돼 있으며, 미중 전략경쟁 같은 외부요인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균중국연구소는 한중관계 개선을 위해 ‘이슈 분리 원칙’ 등을 제안했다. 이슈 분리 원칙은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국내 배치를 둘러싸고 안보 문제가 경제, 사회 문제로 번지며 한중관계가 크게 악화했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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