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플로이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사무총장이 27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58차 준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씨티비티오 제공
북한의 7차 핵실험 강행 우려 속에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씨티비티오)가 “핵실험 중단 약속을 갱신하라”고 북한에 촉구했다.
로버트 플로이드 씨티비티오 사무총장은 27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58차 준비위원회 회의 개막에 맞춰 낸 성명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할 것이란 최근 보도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이 2018년에 했던 핵실험 중단 약속을 갱신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씨티비티오는 지난 1996년 9월 평화적 목적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핵실험을 금지하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체결에 따라 발족한 이행·감시기구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8년 4월2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3차 전원회의에서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 유예(모라토리엄)와 함북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한달 남짓 앞둔 같은 해 5월15일엔 한대성 주네제바 북한 대표부 대사가 유엔 군축회의에 출석해 “포괄적 핵실험 금지 관련 국제적 바람과 노력에 동참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없이 마무리되고 북-미 협상이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북한은 지난 1월19일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제8기6차 회의에서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을 재가동할 것을 검토하겠다”고 헸다. 이어 지난 3월24일 4년3개월여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모라토리엄 파기를 기정사실화했다.
플로이드 총장은 “씨티비티오의 검증 체계는 어떤 핵 실험이라도 즉각 감지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 이번 기회에 북한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에 서명하고 비준할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정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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