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일본의 외교장관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만나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미국·일본 3국 외교 장관이 유엔총회를 계기로 열린 3자 회의에서 “북한의 새로운 핵정책법령 채택을 포함해 북한이 핵 사용과 관련해 긴장을 고조시키고 안정을 저해하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중국을 겨냥한 미국 중심 외교 협의체에 연이어 참석했다.
박진 장관과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 외상은 22일(현지시각) 유엔총회를 계기로 뉴욕 팰리스호텔에서 3자 회의 뒤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진지하고 지속적인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북한이 협상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3국 외교장관 회의는 지난 7월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20국(G20) 외교장관회의에 이어 두 달 만에 열린 3국 외교장관 회의다.
블링컨 장관과 하야시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15일 광복절 77돌 경축사를 통해 처음 공개 제안한 “한국의 ‘담대한 구상’의 목표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공동성명에 명시했다. 박진 장관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우리 쪽 우려도 전달했다. 이에 대해 블링컨 장관은 “한국 쪽의 우려를 잘 이해하고 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을 계속 함께 모색해 나가자고 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한편, 박진 장관은 이날 ‘핵심광물안보 파트너십’(MSP·엠에스피) 회의에도 참석했다. 미국·일본·영국·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등 5개국이 만든 ‘태평양 도서국 지원 협의체’(PBP·피비피)에는 옵서버 자격으로 처음 참석했다. 피비피와 엠에스피 모두 미국 주도의 대중국 협의체로 평가받는다. 지난 6월 출범한 태평양 도서 국가들의 모임인 피비피는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을 견제하는 성격을 가진다. 엠에스피도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핵심광물 공급망을 분산하려는 미국 중심의 협의체다.
미국은 이날 피비피 장관 회의에서도 중국을 견제하는 목소리를 냈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이날 화상 브리핑에서 “중국은 태평양에 야심을 갖고 있으며, 이는 태평양 섬나라 지도자들에게 우려를 안기고 있다”고 했다.
한국의 중국 견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준형 전 외교원장은 “한국의 반중노선이 임계점을 넘으면 중국 쪽에서 한국은 더 이상 가망이 없다고 판단해 외교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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