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일본 도쿄 외무성 회의실에서 열린 한-일 배타적경제수역 경계획정 협상에서 박희권 외교통상부 조약국장(왼쪽)이 고마쓰 이치로 일본 외무성 국제법국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
한-일 배타적경계수역 협상 6년만에 재개
일본 기존방침 고수…우리쪽 맞대결 강도 높여
일본 기존방침 고수…우리쪽 맞대결 강도 높여
한국과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획정 협상이 12일 오전 일본 외무성 회의실에서 열렸다.
6년만에 재개된 이번 5차 협상은 양쪽 수석대표가 인사말도 주고받지 않는 냉랭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고마쓰 이치로 일본 외무성 국제법국장은 회담 들머리에서 ‘독도 영유권 문제와 분리해 배타적경제수역 획정 교섭을 진행시킨다’는 1996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의 합의를 상기시킨 뒤, “이번 협상에서 의미있는 진전을 이루도록 최대한 노력하자. 한국 쪽도 같은 자세를 보일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희권 외교통상부 조약국장은 일본 대표팀이 이날 밤 열리는 오스트레일리아와의 월드컵 본선 첫 경기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를 바란다”며, 직접적 대답을 피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토고전 승리에 대한 열망을 언급하며, 이번 회담에 임하는 한국 대표의 단호한 태도를 간접적으로 비쳤다.
이날 회의에서 양쪽은 96년 양국 정상의 합의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일본은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전제에서 울릉도-독도 중간선을 배타적경제수역 경계선으로 하자는 기존의 방침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울릉도-오키섬의 중간선을 합리적 방안으로 제시해왔던 한국 쪽은 독도-오키섬의 중간선을 경계로 하자며 맞대결의 강도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13일까지 계속될 이번 회담에서 양쪽은 서로 독도를 자국 배타적경제수역의 기점이라고 주장하며, 상대방의 대응을 가늠해보는 데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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