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외신 반응
미 “한목소리 냈지만 구체적 방안 못내놔”
중 “회담 무기력”…일 “추가제재 의견충돌”
미 “한목소리 냈지만 구체적 방안 못내놔”
중 “회담 무기력”…일 “추가제재 의견충돌”
14일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과 중국, 일본 언론들의 반응은 대체로 싸늘하다. 두 정상이 북한 문제에 대해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국=<뉴욕타임스>는 두 정상이 6자 회담 재개 노력을 다시 다짐했지만, 이번 회담의 성과는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또 조지 부시 대통령이 정중한 태도였지만 노무현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두 정상이 회담 재개 노력에는 합의했지만 북핵 문제의 교착상태를 타개할 구체적 진전을 보지 못했으며, 북한 문제를 바라보는 견해 차이를 대충 넘기는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은 “두 정상은 북한의 6자 회담 복귀라는 공동 목표를 강조했지만, 북한을 어떻게 다뤄 나갈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공개하는 것은 피했다”며 “애초 우려와는 달리 대북 견해차를 밖으로 드러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에이피(AP) 통신>도 “북한을 회담장으로 나오도록 하는 최선의 방법을 둘러싸고 양국 정상이 견해차를 모른 체했다”고 꼬집었다. 일부 언론들은 노 대통령이 미국의 대북 강경 접근법을 비판하는 대신 북한의 미사일 시험 대응조처의 일환으로 비료와 쌀 제공 중단 사실을 강조했다며, 이를 달라진 모습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핵 비확산 전문가인 찰스 퍼거슨의 말을 인용해, “한국은 진보적 시각에서 접근하고, 미국은 우익적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며 “양국 간에는 긴장이 흐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신화통신>은 한-미 정상회담 소식을 비교적 자세하게 전했다. <신화통신>은 인터넷 영문판 국제면에서 이 소식을 머릿기사로 전하며, “두 정상이 한반도 핵 문제 해결과 군사협력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중문판에선 ‘국제관찰’이란 분석기사를 통해 “한·미 정상이 한반도 핵 문제 해법을 찾는 데서 어긋났다”며 “동맹 문제가 격화하는 것을 막는 데 두 정상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무기력한 회담, 한-미의 간격, 두 정상의 서먹서먹함이란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일본=일본 언론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방침은 재확인됐으나, 대북 추가제재를 둘러싼 견해차는 선명하게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노 대통령이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대북 추가제재에 반대하는 견해를 나타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제재 강화를 추진하는 미국과 견해가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했다고 전했다.
한편, 아베 신조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단체·기업의 예금 인출과 국외송금 금지를 담은 금융제재 조처를 19일 각의에서 결정하는 쪽으로 조정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도쿄 베이징/류재훈 유강문 박중언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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