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새벽 나이지리아 남부 포트하코트 지역에서 무장괴한의 총격을 받은 현대중공업 직원 1명과 외국인 10여명이 현지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나이지리아서 한국인 또 피습
나이지리아 대우건설 직원 납치사건이 발행한지 한 주만에 또다시 인근 지역에서 한국인이 무장괴한들에게 피습당하는 사건이 일어나 치안불안 지역의 한국기업들에 대한 안전대책 마련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과장 다리 총상 17일 새벽(현지시각 16일 오후) 나이지리아 남부 포트하코트 지역에서 현대중공업 문 아무개(43) 과장이 무장괴한의 습격을 받아 넓적다리에 총상을 입었다. 문씨는 현지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외교통상부가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문 과장이 일행 9명과 보트로 이동하다가 쾌속정 2대에 나눠타고 접근한 무장괴한 약 16명한테서 총격을 받았다”며 “괴한들은 금품 등을 빼앗아갔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은 이곳에서 원유정제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으며, 문 과장은 포트하코트에서 인근 보니섬의 공사 현장으로 가던 중이었다. 현장에서 네덜란드인 감독관 1명과 나이지리아인 경비요원 1명이 죽었고, 문 과장 등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나이지리아에선 2005년 이후에만 한국인 납치·공격이 4건이나 일어났다. 경비 허술…정부 대책도 없어 나이지리아에는 대우건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대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현지에 나가 있는 한국기업은 석유 다국적기업이나 나이지리아 정부 발주로 유전 시설이나 송유관 공사를 벌여 큰 수익을 내고 있다. 대부분 유전지대인 남부 니제르삼각주에 밀집돼 있다. 현지 한국 노동자는 567명이다. 서구의 거대기업들은 거액을 들여 탄탄한 경비체제를 갖추기도 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비용문제로 그만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니제르삼각주에는 수십개의 무장단체가 활동중이며 지난해만 80여명이 납치됐다. 2002년부터 4년 넘게 나이지리아에서 일했던 코트라의 한 관계자는 “석유 메이저들의 ‘수탈’에 대한 유전지역 토착민의 반발은 심각하다. 현지 보안경비회사를 쓰는데 일이 터지면 다 도망간다. 이런 사건들이 재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지노동자 567명 위험 노출 지난해 나이지리아에서 납치됐다 풀려난 한 공기업 관계자는 “납치되기 전에도 무장조직 사람들이 칼을 들고 다니는 것을 여러번 봤다”며 “그 지역 어민들이었는데 석유기지가 만들어지며 쫓겨나자 무장단체를 조직한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재외공관을 통해 나이지리아 등 위험지역 진출업체에 대한 안전대책과 예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선 근본적 대책이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17일 “100% 확실한 대책은 어렵고 위험성을 낮추는 것인데, 기업들 스스로도 안전조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희 임주환 하어영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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