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자 가족에 설명…탈레반 ‘수감자 풀어달라’ 반복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인질을 억류하고 있는 탈레반과 석방 협상을 벌였던 현지대책반장인 조중표 외교통상부 제1차관은 20일 “탈레반 수감자 석방에 대한 조건에 서로 입장 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협상 과정을 거치며 간격을 좁혀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귀국한 조 차관은 이날 경기 성남 샘물교회에서 피랍자 가족들과 만나 “탈레반 쪽과 핫라인을 통해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으며 (탈레반이 제시한) 20일 협상 시한과는 별개로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니 걱정하지 말라”며 이렇게 전했다. 지난 19일 귀국한 조 차관은 이날 1시간여 남짓 가족들을 위로하면서 “아직까지 나쁜 소식은 없으니 차분히 (정부의 협상 결과를)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탈레반 쪽의 수감자 석방 요구와 관련해 “우리 정부에서 직접 석방자 명단을 받지는 않았지만 탈레반이 8명의 석방을 요구하며 아프간 정부에 명단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면협상을 위한 수감자 석방 요구는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아사히신문>은 김경자·김지나씨 석방 이후 16일 처음 열린 대면협상에서 탈레반 쪽이 23명의 석방 요구자 명단을 한국 쪽에 넘겨줬으며, 한국 쪽은 이 명단을 아프간 정부에 넘겨줬다고 20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아프간 정부 관계자는 “카르자이 대통령과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인 납치를 주도한 가즈니주 탈레반 사령관 압둘라는 <아에프페>(AFP)와 한 통화에서 “한국 협상팀과 전날(18일)부터 전화 접촉을 재개했으며 한국 협상팀은 대면협상을 주장하고 있지만, 탈레반 지도부는 수감자 석방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에만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성남/김기성, 박병수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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