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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미쪽 통역관 ‘두루뭉수리’ 더듬고
노대통령 “명확히 해달라” 다잡아

등록 2007-09-09 20:40

한·미 정상 언론회동 ‘해프닝’ 왜?
일부 외신들 회담 분위기 비판
백악관 “우리 통역 잘못” 진화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이 7일 정상회담 뒤 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언론회동’에서 매끄럽지 못한 분위기가 연출돼, 이를 두고 외교적 마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해프닝은 최근 새로 기용된 미국쪽 통역관이 부시 대통령의 발언을 한국어로 옮기면서 노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인 ‘종전선언’에 대해 얼버무리자, 노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에게 회담 중 언급했던 식으로 보다 분명한 발언을 요구하는 ‘의욕’을 보이면서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보다 분명한 발언을 기대했던 노 대통령다운 ‘외교적 파격’이었던 셈이다.

〈뉴욕타임스〉는 “불만스런 기색의 노 대통령이 거듭 보다 분명히 해줄 것을 요구하자 부시 대통령이 ‘더 이상 분명히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 뒤 ‘땡규’란 말로 쌀살맞게 말을 끝냈다”며 “두 정상이 대북정책을 놓고 이견을 보인 것은 처음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이를 “어색하고 퉁명스런 대화”라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정상회담 뒤 언론회동에서 발언은 모호하면서도 정중하고 의례적인데, 이번 경우는 그렇지 못했다”며 “부시 대통령의 발언에 불만을 가진 노 대통령이 자신의 발언 말미에 부시 대통령을 치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이례적으로 “정상 간에 의견이 다른 부분은 없었고, 통역에서 빠뜨린 부분이 있었다”면서 통역상의 실수를 인정하며 조기 진화에 나섰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북한 지도자가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신고하고 제거했을 때 한반도에서 새로운 안보협정을 맺을 수 있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역관은 “북한 지도자가 그들의 핵 프로그램을 전면 신고하고 또 핵 프로그램을 전면 철회할 경우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만 통역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지난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종식할 의지를 언급한 것을 상기하며 “잘못 들었을 수도 있겠지만, 종전선언에 대해 못들은 것 같은데 명확히 말해 달라”고 요구하게 됐던 것이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도 “언론회동 15분을 포함해 1시간10분 동안 회담에서 두 정상들은 편안하게 농담까지 주고 받았고, 회담 중에도 조금 전에 한 얘기를 더 해달라고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풀기자단도 “노 대통령이 국민들이 듣고 싶어하니 더 얘기해 달라는 대목에서도 부시는 웃으면서 말했고 분위기는 결코 나쁘지 않았다”면서 “다만 미국쪽 통역이 계속 더듬거려 앞뒤 문맥이 좀 안 맞는 부분이 있었다”고 전했다.


워싱턴 시드니/류재훈 특파원, 신승근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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