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기념사 “과거에 얽매여선 안돼”
이명박 대통령은 1일 제89돌 삼일절 기념사에서 “역사의 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되지만 언제까지나 과거에 얽매여 미래의 관계까지 포기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국과 일본도 서로 실용의 자세로 미래지향적 관계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성숙된 한-일 관계를 위해서 사과나 반성이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고 밝히는 등 ‘실용외교’를 몇 차례 표명해 왔다. 삼일절 기념사를 통해 실용주의를 한-일 관계에도 적용해 관계 개선 의지를 다시 밝힌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남북문제도 배타적 민족주의로는 해결할 수 없으며, 민족 내부의 문제인 동시에 국제적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이 대통령의 이날 기념사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표명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의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았고, 일본 언론들도 <엔에이치케이>와 <도쿄신문> 등이 보도한 정도였다.
<엔에이치케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일본에 대해 역사인식 문제 해결을 요구해 왔다”며 “그러나 이날의 연설은 그것과 완전히 달리 일본이나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 민족주의적 이념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실리를 중시하는 생각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도쿄신문>은 “이명박 대통령은 일본과 ‘미래지향 관계’를 강조했다”고 전하고 “그러나 일-한 마찰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고 역사청산의 계속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뿌리 깊어 일-한 외교 소식통은 일본 비판으로 되돌아갈 것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권태호 기자, 도쿄/김도형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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