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한-일 정상회담 등 내달 중순부터 일정 빡빡
이명박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한-러 정상회담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러시아 정부 소식통과 주러한국대사관에 따르면, 그동안 러시아 정부는 오는 5월7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차기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하기 이전에 이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 것을 제안해왔으나 성사가 어려워졌다. 우리 정부도 정상회담을 조기에 여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왔으나, △4월 중순 이 대통령의 미국·일본 정상회담 △5월 1~3일 러시아 연휴 △정상회담 사전 준비 기간 미흡 등으로 인해 5월 이전 한-러 정상회담은 물리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두 나라 정부가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쪽 고위 외교 소식통은 “차기 러시아 대통령 취임식 전 정상회담 개최 무산에 대해 양국 정부가 서로 양해했으며,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되 실질적 성과가 있도록 착실히 준비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러시아 쪽이 푸틴 대통령 퇴임 전 조기방문을 요청해 이를 준비해왔다”며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이 나진 않았으나, 시기상 5월7일 이전 러시아 방문은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경우, 이 대통령의 한-러 정상회담 상대는 메드베데프 차기 대통령이 된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1월 이 대통령 당선인 특사(이재오 의원)의 러시아 방문때, 세르게이 프리호드코 대통령 외교보좌관이 ‘5월7일 이전 정상회담을 희망한다’는 푸틴 대통령의 뜻을 전달했고, 지난달 25일 대통령 취임식에 러시아 사절단을 이끌고 방한한 빅토르 주프코프 총리도 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조기 방러를 재차 요청한 바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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