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신사 문제’로 3년간 중단
일 역사인식 변한게 없어 불안
일 역사인식 변한게 없어 불안
21일 한-일 정상회담에선 정상 셔틀외교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재가동’이라는 말처럼 양국 정상간 셔틀외교는 처음이 아니다.
한-일은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2004년 7월 제주, 그해 12월 일본 이부스키를 오가며 ‘셔틀외교’를 했다. 하지만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의 거듭된 야스쿠니신사 참배 및 독도 영유권 분쟁,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으로 2005년 6월 서울 정상회담을 끝으로 셔틀외교가 중단됐다.
양국 정부는 지난해 말 정상간 셔틀외교의 재가동에 원칙적으로 합의했고, 이를 지난 2월25일 후쿠다 총리의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참석과 이번 회담을 통해 복원했다.
셔틀외교 재가동엔 이 대통령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이 대통령은 21일 도쿄에서 “과거 마음 상한 일을 갖고 미래를 살 수 없다. 정치인이 발언하는 것을 일일이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일본 총리와 다섯 차례는 만날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후쿠다 총리가 올 하반기 방한하기로 했고, 이 대통령은 7월 일본 도야코에서 열리는 선진 8개국(G8) 확대정상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
하지만 앞길이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셔틀외교 중단 원인이 됐던 역사인식의 격차에 변화가 없다. 일본 쪽이 외무성 누리집에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명칭)는 역사적 사실에 입각해서도,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일본 고유 영토”라는 주장을 게시하고 있는 게 단적인 사례다. 또 후쿠다 총리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자제하지만, 다음 총리도 그러리라는 보장이 없다. 더구나 후쿠다 총리는 지지율 25% 수준으로 퇴진 압력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 혼자서 ‘과거사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외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일간 역사인식 문제는 휘발성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국민감정이 폭발하지 않도록 양국 정부 및 정치지도자들이 자제력과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며 “다른 한편으로 경제·사회문화 분야 교류 협력의 지속적 확대를 통해 양국 새 세대간 공감의 폭을 넓혀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권태호 기자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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