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외교

‘실용·격식파괴’ 두드러져

등록 2008-04-22 19:46수정 2008-04-23 00:57

이 대통령 외교 스타일
통역 없이 영어로 연설
부시 등 치고 끌어안기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첫 순방을 통해 자신의 외교 스타일을 선보였다. 그의 스타일은 ‘실용’이란 말로 압축된다. 이 때문에 ‘공식’과 ‘비공식’의 경계를 넘나들 때가 많은데, 때론 아슬아슬하게 보일 때도 있는 게 사실이다.

이 대통령은 7일간 42개 일정을 소화했고, 이 대통령이 직접 만난 사람만도 200여명에 이른다. 이 대통령은 일본에 도착한 뒤, 기자들에게 “내가 생각해도 (일정이) 너무했더라”, “내가 사람은 잘 기억하는데, 이번엔 하도 많이 만나서 막 헷갈려”라고 말하기도 했다.

빡빡한 일정 외에도 이 대통령은 뉴욕에서 열린 한국투자설명회(17일)에서도 애초 우리말 연설을 영어 연설로 바꿨는데 이 역시 실용적 차원이었다. “통역을 하지 않으면 같은 시간에 말을 두 배로 많이 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이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외국에서 자기 나라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논란의 소지는 있다.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상대방을 스스럼없이 대하는 것도 특징이었다. 캠프 데이비드에서 처음 본 부시 대통령의 등을 툭툭 치거나, 끌어안으며 친근감을 과시하고, 기자회견 중에도 부시 대통령의 농담에 고개를 뒤로 젖히고 껄껄 웃는 것 등이 이에 속한다. 골프 카트의 운전을 자처한 건 대표적이고, 기자회견장에서 부시 대통령의 부인 로라 부시를 향해 “굿모닝 로라”라고 한 것도 이전의 대통령과는 많이 다르다. 짧은 단어 구사로 청중의 폭소를 유도하는 ‘이명박식 영어’는 이제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잡을 조짐이다. “He is guest”(부시 대신 카트를 몰면서), “Why don’t you ask me know-how to win the primary?”(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중도사퇴한 것을 말하며) 등이 대표적이다. 유머를 통해 딱딱한 외교적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서로가 친밀감을 느끼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게 청와대의 평가다.

일본에서는 “곤니치와”(안녕하세요?), “아리가토 고자이마시타”(감사합니다) 등 짧은 인사말을 일어로 하기도 했다.

그러나 격식파괴형 스타일이 자칫 중대한 문제를 희화화하거나 논점을 흐려 외교적 실수로 이어질 가능성은 염려된다. 한-미 쇠고기 협상 발표 직전인 17일 ‘시이오라운드 테이블’에서 “밤샘협상 했다고 들었는데, 잠결에 합의된 것 같다”고 말했는데, 비록 농담이지만 자칫 오해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